영흥도 장학금 161만4560원 쾌척
평상시에도 아내와 지역봉사 앞장
“처음엔 동전자루 민폐될까 망설여”
“도와준 분들께 보답했을 뿐” 겸손

“10원, 100원을 모으다 보니 어느새 한가득 찼더라고요. 좋은 일에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부하게 됐습니다.”

최근 인천 옹진군 영흥도 주민 성상길(51)씨가 10년간 모은 동전 161만4560원을 기부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기부된 돈은 지역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됐다.

성씨는 영흥지역에서 10여년 동안 카센터를 운영 중이다. 카센터 문을 처음 열었을 때부터 한 푼, 두 푼 모으던 동전이 어느새 가득 차면서 기부를 하게 됐다.

“원래 저는 평택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영흥지역을 소개해주면서 영흥에 와서 살게 됐습니다. 섬 지역이다 보니 불편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자연 경관이 좋을뿐더러 사람들의 인심이 너무 좋았어요. 10여년 전 카센터를 열면서 동전을 하나, 둘 모으기 시작했는데 그땐 이렇게 쓰이게 될지 생각도 못 했어요.”

처음엔 기부를 망설였다고 한다. 모은 동전이 너무 많다 보니 이걸 확인해야 하는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에서다.

그러나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에 군청 앞에 동전 자루를 두고 갔다.

“수천개의 동전이 누군가에게 민폐가 되지 않을까 싶어 기부하는 게 조심스러웠어요. 그래서 군청사 분리수거장에 동전 자루를 두고 군청에서 일하는 아는 지인에게 동전을 두고 갔으니 좋은데 써달라는 문자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군청에서 기부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이 소식을 널리 알려주기까지 해서 부끄럽네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성씨 부부는 지역 봉사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성씨는 자율방범대로 활동할 뿐 아니라 어르신을 잘 모시는 모범 주민으로 꼽힌다. 아내 또한 지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봉사 활동에 참여해 손을 보태고 있다.

“섬 지역에 정착할 때 도움을 줬던 이웃들에게 보답하고자 돕기 시작했던 걸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뿐입니다. 대단한 일을 하는 게 아닌데 저희 부부를 좋게 봐주는 이웃 주민들에게 그저 감사하네요. 이곳에서 앞으로도 나눔을 주고받으며 함께 어울려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