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재생산지수 0.82…영국발 변이 유행 땐 1.2로 올라갈 듯"
종교시설·요양병원 방역 수칙 강조…코로나19 환자 7명 폐섬유화 후유증 확인
▲ 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향후 방역의 최대 변수로 지목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크다"면서 "작년 12월의 악몽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국내 코로나19의 감염병 재생산지수가 0.82 정도인데 만약 영국발(發)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광범위하게 확산한다면 이 수치가 1.2로 올라간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감염병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이 지수가 1 이하면 '유행 억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각각 의미한다.

권 부본부장은 특히 "영국 정부의 오늘 발표에 의하면 치명률도 더 높아질 수 있어 매우 두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코로나19는 60세 이상 1천명당 사망자가 10명이었다면, 변이바이러스는 13명으로 치명률이 30%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속속 발견되면서 전파 속도는 물론 중증도도 높아진다는 발표가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방역의 큰 변수"라며 "치료제와 백신도 도전에 직면했다. 최악의 경우 효과에 대해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국내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남아공·브라질발 총 3가지며, 감염자는 총 18명이다. 영국발 15명, 남아공발 2명, 브라질발 1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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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하루 1천명대를 넘나들던 일일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로 감소했지만 '숨어 있는 감염'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일일 확진자 수는 2차 유행의 정점에 약간 못 미치는 정도로 환자 발생이 많은 상황"이라며 "아직도 지역사회에는 조용한 전파, 숨어 있는 감염이 많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용한 전파가) 언젠가 문제를 일으킬 곳이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이라며 "특히 종교시설,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 등에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코로나19 후유증을 연구한 결과 일부 사례에서 '폐 섬유화'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연령대별 4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연구 결과 7명에서 폐섬유화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폐섬유화는 모두 40대 이상에서 발견됐다. 폐섬유화는 폐가 섬유화하면서 점차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권 부본부장은 "연구 내용을 더 정교하게 분석·정리 중"이라며 구체적인 연구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누적 확진자 수가 크게 늘었으나 코로나19 '재감염'은 지난해 9월에 확인된 20대 여성 이후 추가 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권 부본부장은 설명했다.

당시 이 여성은 작년 3월과 4월 두 차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회복기 코로나19 환자의 '재양성 판정'이 아닌 '재감염' 의심 사례가 나온 것은 이 환자가 처음이었다.

/최문섭 기자 chlanstjq9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