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째 화원 운영 9년간 지역봉사
환경개선 공모신청 2000만원 받아
거리 단장·골목도로 재포장 성과

“제가 태어나고 자란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지역 선·후배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광주시 곤지암읍에서 30년째 화원을 운영 중인 김영일(53) 곤지암 상인회 회장의 남다른 지역 사랑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지역사회에서 이례적으로 경기도 공모사업에 응모해 2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곤지암 구도심 환경개선사업을 벌여 지역 주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한때 소머리국밥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었던 곤지암이 서서히 일반인들에게 잊혀 가면서 읍내 중심 상업지역이 슬럼화되기 시작했다. 도로는 불법 주·정차 차들과 쓰레기 등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고, 건물 벽들은 부서지며, 전봇대에 불법 광고물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등 도심은 칙칙한 분위기가 됐다. 이로 인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지역경제도 곤두박질쳤다. 지역 상인들도 울상이었다.

옛날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회원들과 고민하던 김 회장은 지난해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한 예산으로 환경개선을 추진했다. 적은 예산이지만, 뜻이 같은 주민들에게 재능기부를 받아 사업을 추진해 어두웠던 거리를 환하게 단장하는 성과를 얻었다.

앞서 김 회장은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을 통해 정부로부터 예산을 받아 도심 골목 도로를 다시 포장하는 등 환경개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루기도 했다. 또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방역 기계 6대를 구매해 주민자치단체와 함께 방역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상권을 살리기 위해 사라졌던 전통 5일을 되살려 운영하고 있다.

“돈은 이 지역에서 벌어서 이 지역에서 써야 한다는 게 회장님의 평소 생각입니다.” 김 회장을 지켜보던 한 상인회 회원은 김 회장의 평소 지론을 이같이 표현했다.

평생 곤지암을 떠나지 않고 30년째 화원을 하는 김 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9년간 마을 이장과 7년 동안 곤지암읍 마을 이장 협의회 회장, 자율방범대, 생활안전협의회, 곤지암 로타리 클럽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지역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섰다.

“그동안 낙후됐던 이 지역에 리조트, 수목원들이 조성되면서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을 위해 도움되는 것이 없더라고요. 되레 교통체증만 유발돼 주민들의 불만이 높습니다. 이를 극복하고 지역과 레저 업체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이 모색됐으면 좋겠습니다.”

“몇 년 전 들어선 곤지암리조트, 화담숲 등과 함께 어린이 골프 학교를 건립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김 회장은 과거와 미래가 병존하는 지역을 그리고 있다.

유명무실해 가는 소머리국밥 골목을 원조 소머리국밥집을 유치하고 공영주차장을 마련해 곤지암 소머리국밥 거리의 명맥을 되살려 활성화하며, 시가 추진하고 있는 곤지암 바위 복원사업을 추진 중인 김 회장은 젊은이들이 찾을 수 있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커피 족욕장과 카페거리 유치 등을 구상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글·사진 광주=김창우 기자 kc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