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사재로 아파트 2곳 시작
동문 가세 5~6명 4곳으로 늘어
첫 월급 쪼개 선물 가져온 학생도
“후배 위한 일 앞으로 계속하고파”
▲ 도움이 필요한 후배들을 위해 쌀을 기부한 김창완(왼쪽 두 번째) 동문. /사진제공=인하대

경제적으로 어렵게 생활하는 후배들을 위해 올해로 5년째 무료 기숙사를 운영하는 인하대 동문이 있어 새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인하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창완(58) 인하사범대부속중학교 교사는 18일 2021년도 1학기 인하대 무료 기숙사 입소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 무료 기숙사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김 교사가 지난 2017년부터 사재로 운영하고 있다. 대학 기숙사에 입실하면 2~4인실의 경우 1학기당 100만원가량의 돈을 내야 하지만 무료 기숙사는 학생들이 내야 할 돈이 없다. 무료 기숙사의 첫 시작은 아파트 2채였지만 김 교사의 선행을 우연히 듣게 된 그의 동문까지 합세하면서 아이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은 4곳으로 늘어났다. 집마다 5~6명의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 후배들을 위해 후배사랑장학금을 매년 냈었어요. 그런데 장학금이 일부 1~2명 학생에게만 돌아가다 보니 더 많은 후배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법을 고민했죠. 그러다 무료 기숙사를 생각하게 됐고, 월급을 쪼개서 이 무료 기숙사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

그는 유년시절 고단하게 학창 시절을 보냈고,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후배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5년째 무료 기숙사를 운영하는 그는 많은 후배가 취직을 한 후 기숙사를 나갈 때가 가장 보람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첫 월급을 받고 자신을 찾아와준 학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서해5도에서 온 여학생이 기억나요. 작년에 취직한 친구인데 스승의 날 갑자기 만나자고 하더니 첫 월급이라 많지 않았을 텐데 3만원가량의 선물 세트를 사 왔더라고요. 그런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무료 기숙사를 계속 운영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

그는 힘이 닿는 한 계속 기숙사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따뜻한 사랑을 한 번이라도 받아본 사람은 추운 겨울도 버텨낼 수 있다는 시의 문구가 있어요. 제가 도움을 받아 교사가 된 것처럼 우리 후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고 싶습니다. ”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