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전성시대] 13.지역화폐의 내일, 인천 서구서 엿본다
[지역화폐 전성시대] 13.지역화폐의 내일, 인천 서구서 엿본다
  • 김원진
  • 승인 2021.01.14 16:13
  • 수정 2021.01.14 16:13
  • 2021.01.15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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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3엔 기부서비스, 선택이 아닌 필수 플랫폼

2020년 12월16일, 인천 서구 지역화폐인 '서로e이음'의 발행액이 1조원을 달성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에서 지역화폐 발행액이 조 단위에 다가섰던 사례도 없었지만, 성장 속도 또한 주목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 반응이다.

발행액수와 더불어 의미 있는 부분은 사용자 숫자다. 2020년 기준 서구 인구가 54만명쯤 되는데, 서로e음 카드를 발급받은 주민만 39만명 이상이다. 서구 인구에 72.2%에 해당하는 몸집이다. 서구는 지역화폐 발급이 가능한 인구를 46만명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 '편리성·확장성' 성공 주요 요인

서구 얘기를 들어보면, 서로e음은 모바일 앱을 활용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용자 편리성을 극대화한 결과물이다. 단순히 플랫폼 구축에 그치지 않고 해마다 끊임없는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구민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역화폐 확대는 지역경제 개선으로 이어졌다. 2019년 서로e음 발행액을 기준으로 전문가 집단이 실시한 연구에선 생산유발효과가 1.7배에 이르고 지역화폐가 많이 사용되는 음식점·도소매업에서의 고용증대 효과는 전년 대비 5.2% 상승한 걸로 입증됐다.

서로e음은 철저히 구민과 소상공인을 타깃으로 삼아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준비 과정을 거쳤다. '2018년 8월 도입 및 발행을 위한 간담회', '2018년 10월 관련 조례 제정 및 연구용역 착수', '2018년 11월 지역화폐 설명회 및 민관운영위원회 설치·운영', '2018년 12월 연구용역 결과 보고 및 명칭·디자인 확정', '2019년 4월 3자 협약(인천시, 서구, 운영대행사), 명예홍보대사 위촉, 사전 접수창구 마련'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2020년 초에는 시즌2를 열며 전국 최초 공공배달서비스인 '배달서구'와 지역 내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입점한 '온리서구몰', '냠냠서구몰'로 이뤄진 온라인몰 운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서로e음 2020년 시즌2, 2021년 시즌3 등장

사실, 서구 입장에선 서로e음을 처음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성공 여부를 담보할 수 없었다.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시도하는 모바일 기반 지역화폐였기 때문이다.

첫해인 2019년 시즌1에서는 사용자 확보와 결제액 달성을 중심으로 전략을 짰다. 최초 목표는 구민의 10% 사용과 동시에 1000억원 사용이었다. 이를 위해 오프라인 홍보, 온라인 홍보, 구민주도홍보라는 세 가지 방향으로 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홍보에 전념했다.

그 뒤 2020년 진행한 시즌2에서 숙제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실질적으로 소상공인을 도울 수 있을까'하는 것이었다. 소상공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요식업 종사자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였다고 봤다. 이는 서구가 전국 최초로 공공배달 서비스를 결심한 계기이기도 하다.

민간배달앱의 높은 중개수수료(5.8~12.5%)와 마케팅 비용(건별 8만8000원)의 부담을 줄여 좀 더 장사할 맛 나는 환경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전국 최초 공공배달서비스 '배달서구'는 탄생했다. 지난해 1월 처음 선보인 배달서구는 시행착오를 차근차근 극복하며 같은 해 5월1일 공식 출범한 이후 2분기에만 가맹점 모집 900개소, 평균 주문 건수 9800건, 주문액 2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여세를 몰아 3분기에는 가맹점 모집 1300개소, 평균 주문 건수 3만5000건, 주문액 9억원을 달성했고, 이후 4분기에는 가맹점 모집 2000개소, 평균 주문 건수 8만건, 주문액 21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다.

주문 건수만 늘린 게 아니라 소상공인을 더욱더 단단히 잇겠다는 취지를 살리면서 배달서구 가맹점의 월평균 주문액이 100만원을 돌파하는 등 실질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일단, 서로e음을 사용하는 39만명 회원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기 때문에 기대 효과가 적지 않다. 올해 1월10일 현재 배달서구 가맹점은 대략 2300곳에 이른다. 서구지역 배달음식점 77%가 배달서구를 사용하는 셈”이라며 “2021년 내세운 시즌3을 통해선 포스트코로나 시대 속 지역공동체가 함께 공유해 구민의 선택이 아닌 필수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이어 “그 첫 시작은 작년 12월 서비스에 돌입한 '서로도움'이다. 서로도움은 전국 최초 지방자치단체 사례별 기부 서비스다. 구민들은 서로e음을 통해 손쉽게 서로도움에 접속해 공감 가는 사례를 읽고 기부를 진행하게 된다”며 “어느 한 사람의 고액 기부가 아닌 많은 구민이 이웃의 사례에 공감하고 십시일반 도움을 나누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재현 서구청장이 직접 1호 기부자로 나서기도 했다. 총 8개 사례에 1000명이 참여해 1050만원가량 기부금이 쌓였다”고 전했다.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이 말하는 서로e음]

 

“비대면 소비시대 경기불황에도 흔들림 없이 저변 확대할 것”

 

▲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이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서구
▲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이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서구

Q. 서로e음 발행액 1조원이 지닌 의미가 있다면

A. 1조원은 상징적인 숫자일 수밖에 없다. 우리 구민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사용하고 있느냐를 나타내 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2019년 4262억원을 발행했고, 2020년에는 5982억원을 발행했다. 해당 기간 사용자는 30만명에서 39만명까지 증가했다. 캐시백이라는 강력한 소비 유인이 있다 하더라도 달성하기 쉬운 수치가 아니다.

 

Q. 코로나19 속 지역화폐 가치는

A. 기초지자체 최초로 플랫폼에 기반한 전자식 모바일 지역화폐를 선보인 서로e음은 출시 이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발행 71일 만에 발행액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연간 가입자 목표였던 4만6000명(지역화폐 발급 가능 인구의 10%)을 발행 15일째에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기세를 몰아 작년 연말 발행액은 무려 4262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이후 단 8개월 만의 일이다.

전례 없는 코로나19를 맞닥뜨린 악조건에서 서로e음은 더 빛을 냈다. 구민과 소상공인을 잇는 매개체로 활약한 덕이다.

특히 비대면 소비 확대 속 '배달서구'는 지난 5월 출범 후 '사용자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라고 입소문을 타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황에도 흔들림 없이 저변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Q. 서구가 지역화폐에 집중하는 이유와 앞으로 꿈꾸는 지역화폐 모습은

A. 서구는 전국 최고 역외소비율(60%)과 높은 소상공인 비율, 구 중심부에 위치한 수도권 매립지, 구도심과 신도시, 공업지역과 주거지역이 혼재돼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기에 더욱더 서로e음이라는 강력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서로e음이 탄생한 이후 지역화폐 패러다임은 180도 변했다. 서로e음 전에 지류식 지역화폐(군산, 포항, 양구 등)가 주를 이루었다면, 서로e음 성공 후 대부분 지역화폐가 전자식 모바일 형태로 발행되고 있다.

이제 서로e음은 지역화폐의 전통적 기능인 발행에만 만족하지 않고, 소상공인 지원사업과 공동체 지원사업 등 부가서비스를 발굴하고 운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지금 활성화가 되고 있는 배달서구와 온라인몰도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이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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