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간주안은 지난 2020년에 거의 7개월을 휴관하면서 영화상영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작년 대비 80~90%의 매출 및 관객이 감소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영화공간주안 뿐 아니라 대다수의 예술영화관은 운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근근이 영업을 하는 형편이고 운영 규모가 큰 멀티플렉스 상업영화관 중 몇몇은 견디다 못해 잠정적 휴관하거나 아예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영화공간주안은 미추홀구의 지방보조금 사업으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어 어려운 중에도 이렇게 운영을 할 수 있어 감사한 일이다. 어려운 일을 겪고 보니 영화공간주안이 지역주민, 인천시민에게는 문화계의 오아시스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것 또한 감사한 일이다.

지난 1년 동안은 늘 개관을 위한 준비의 시간으로 보낸 것 같다. 간헐적 개관 중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문화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할인권 행사를 실시하면서 숨통이 트이나 싶더니 그것마저도 집단감염 확산으로 조기에 행사를 중지하게 되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적극 방역으로 강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상향에 따른 50%, 30%의 관람석 제한 배치와 매점 폐쇄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살얼음판을 걸으면서도 영화상영을 한 것이다.

이렇게라도 영화를 상영하니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었지만 좋은 영화라고 마음껏 홍보도 할 수 없고, 단체관람을 마케팅할 수도 없고, 무턱대고 GV를 할 수도 없고, 주어진 여건 내에서 정해진 상영사업을 하는 것만이 전부였지만 그래도 설레는 마음이었다. 예술영화의 상영은 일종의 카타르시스이자 힐링이며, 탈출구고, 위로가 되는 시간이다. 그래서 매주 개봉영화의 포스터가 교체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샘솟는 기쁨이 된다.

처음에 코로나19라는 상황이 이렇게 오래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관객과 함께해야 할 극장의 텅빈 공간이 낯설고 어색했다. 하지만 곧 적응이 되는게 인간인지라 대외활동이 뜸한 틈을 이용해 미루어 두었던 영화관련 현황, 보고서 등을 보았다. 그러다 문득 영화공간주안에 임명될 때 '예술영화전용관에서 사회복지를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던 생각이 났다. 공공기관으로 예술영화전용관의 특수한 목적을 지향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실천해서 문화향유권을 보다 많은 지역주민들에게 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예술영화를 통해 문화복지를 실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처음 시도한 것이 인천광역자활센터와 협약을 통해 시도한 인문학 영화보기다. 2019년 9회 운영한 '봉만대감독과 함께하는 북씨네'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참여대상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2020년에는 영화의 다양성을 넓혀 '인생영화'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영화관 운영은 중단되었고 겨우 연말에 3회를 실시했다. 그 3회의 '인생영화'는 참여대상자가 오랫동안 기다려 주셨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매회 진지했고, 기쁘고, 즐거웠다.

예술영화의 문화복지적 접근으로 문화복지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문헌자료를 찾아 보고, 영화산업의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예술영화는 문화향유권을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문화복지를 실천할 수 있는 문화예술 분야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한 예술영화의 인문학적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2021년에는 자원봉사센터, 노인인력개발센터, 지방공기업 등과 협력하여 예술영화를 통한 문화복지 실현에 한층 더 가까이 가보려고 한다.

/심현빈 영화공간주안 관장 colum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