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설립…2014년 기재부 지정 기부단체 선정
병원·구치소·하나원 등 50여차례 정기·초청 공연
미국 유타 아시아 페스티벌서 전 세계에 감동 선물
암 환자에 '울지마세요' 위로 울음바다 된 적도

“장애인들도 세상의 중심에 설 수 있습니다.”

국내 첫 발달장애인 무용단인 '㈔필로스 하모니' 임인선(58·사진) 이사장은 “자신의 순수한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장애 아동들의 날갯짓을 볼 때마다 벅찬 감동이 밀려온다”며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대림대학교 스포츠 지도과 교수인 임 이사장이 필로스 무용단을 창단한 것은 2007년 3월.

무용을 전공한 임 교수가 석·박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무용이 심리 정서를 안정시키고 신체 능력을 높여준다는 점에 주목하고 안양시와 대림대의 도움으로 장애 아동 무용 체육 교실을 연 것이 계기가 됐다.

무용단 이름은 그리스어로 사랑하는 친구를 뜻하는 필로스(philos)로 정했다.

임 교수는 장애 아동 무용 교실 1기 수료 학생과 학부모들이 평생 무용을 배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해 장애인 무용단을 설립했다.

그는 “장애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무용을 가르치다 보니 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며 “배우는 속도는 더디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했다.

임 교수는 2012년 12월 필로스 장애인 무용단을 '필로스 하모니'라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2014년에는 기획재정부의 지정 기부단체로 선정됐다.

필로스 하모니는 설립 이후 현재까지 50여 차례 정기공연과 초청 공연을 했다.

복지시설은 물론 국회, 병원, 교도소, 구치소, 탈북민 시설인 하나원, 국립 소록도병원 등에서 공연을 했으며, 2018년에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식 무대에 서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제43회 미국 유타주 아시아 페스티벌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됐다. 서울 노량진 CTS 아트홀에서 무관중으로 공연한 영상이 아시아 페스티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돼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준 것이다.

창단 이후 14년이 흐르는 동안 장애 아동들은 성인이 됐고, 평생교육을 원했던 학생들은 아직도 무용을 배우고 있다. 그 사이 발달장애인 무용강사도 탄생했다. 장애인 문화예술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2명이 지도자 활동을 하고 있다.

안양의 한 병원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공연할 때 한 환자가 울음을 멈추지 않자, 단원 한명이 다가가 '울지 마세요'라며 위로를 건네 울음바다가 된 적도 있었다고 임 교수는 회고했다.

대림대(총장 황운광) ACE 봉사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 교수는 “학교 측의 적극적인 지원과 아동, 학부모들의 열정으로 오늘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임인선 교수는 “장애인들에게 문화 예술의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학교가 없어 안타깝다”며 전문 교육기관 설립을 소망했다.

/글·사진 안양=이복한 기자 khan493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