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자동염수분사장치 43% 용인·고양·김포 집중]

상습결빙구간 '8%'만 설치
그나마도 특정지역에 쏠려
폭설정체·사고위험 제각각

겨울철 경기지역 도로에 눈과 비 등으로 인한 미끄럼 사고 위험이 늘 상존하고 있으나 각 지자체의 관리가 들쭉날쭉하면서 사고 예방에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끄럼 사고 빈발 지역 등 취약도로 1000㎞ 구간 중 7.8%인 78㎞만 '결빙'을 막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자동염수분사장치가 설치된 상황이다.

11일 경기도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각 지자체는 도로가 상습적으로 얼어붙어 사고 위험이 큰 도로를 결빙 취약구간으로 지정해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선정은 도와 지자체가 현장을 조사해 판단한다.

주 예방법 중 하나는 자동염수 분사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 장치는 현장에 나갈 필요 없이 상황실에서 원격으로 제설액을 분사시켜 결빙을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직원이 현장에 나가지 않고 수시로 제설작업을 할 수 있어 보다 효과적으로 도로결빙을 막아 사고를 줄일 수 있다.

교통량이 많거나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 즉각적인 초기 제설이 시급한 곳에서 더욱더 효과를 보는 것으로 도와 각 지자체는 판단했다.

특히 2018~2019년 도내에서 이런 사고가 빈발하자 각 지자체는 자동염수 분사기를 구축해 신속한 제설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8~2019년 도로교통공단의 사고 통계를 보면 결빙, 눈길 사고는 889건이 났다. 사고로 13명 숨졌다.

그러나 이 장치는 대부분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다. 취약구간 356곳 중 45곳(12.6%, 360개)만 있다. 거리로 보면 취약도로 1000㎞ 중 78㎞만 갖춰진 것에 그친다.

도가 지난해 21곳에 장치를 마련하는 등 나서고 있으나, 지자체의 의지가 없는 한 대폭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지자체가 관리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지자체마다 설치 현황도 천차만별이다. 용인 77개, 고양 48개, 김포 28개 등 31개 시·군 중 3곳에만 153개가 몰려 설치돼 있다. 도내 전체 356개 기준으로 절반에 가까운 42.9%에 달한다. 반면 인구가 이보다 많은 수원시는 5개에 그친다.

그렇다 보니 폭설 등이 왔을 때 지자체의 도로 여건도 차이가 난다. 지난 6~7일 폭설로 도내 도로 곳곳이 마비됐고, 정체로 제설차 진입이 어려운 상황에서 용인시와 김포시는 이런 장비를 활용해 차량정체 최소화했다. 이 장치가 설치된 용인시 효자고개 구간은 7일 낮 12시51분쯤 정체가 풀렸다.

도 관계자는 “대거 늘리고 있으나 지자체장 의지에 따라 차이가 난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확충하면서 이상 여부가 있는 지 점검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과 경찰은 지난 6~7일 폭설 빙판길에 멈춰 선 차량을 이동하는 등 44건 출동했다. 눈길 교통사고와 보행자 미끄러짐 사고는 10건이 나 16명이 다쳤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