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구당 47만원 쿠폰
한정된 예산에 턱없이 부족
겨울내 800~1200장 필요
520장만 구매 가능한 금액

대다수 낡은 집·어려운 계층
연탄은행 지원도 크게 감소
“겨울나기 불가능 수준” 지적

코로나19 여파와 한파까지 불어닥치면서 소외계층의 '겨울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정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데, 이맘때 찾아오던 시민단체들의 기부와 봉사활동도 줄었기 때문이다.

11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에너지이용 소외계층 대상으로 연탄 쿠폰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은 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비롯해 장애인, 한부모 가족, 홀몸노인 등으로 적정 수준의 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가구다.

도는 지난해 정부 예산 13억여원을 지원받아 3320가구에 연탄 쿠폰을 지급했다. 쿠폰은 47만2000원 달하는데, 이는 연탄 520여장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하지만 보통 한 가정이 연탄을 하루 6장에서 10장 정도 쓰고, 한겨울을 지내는데 800장에서 1200장이 필요한 점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사회단체인 사랑의연탄나눔운동 관계자는 “연탄 종류마다 다르지만, 현재 지급되는 연탄으론 겨울나기가 불가능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매년 부족한 연탄 분량은 시민단체의 지원으로 채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연탄 나눔을 해온 도내 동두천·여주·남양주·연천 등 4개 연탄 은행마다 기부가 뚝 끊기고, 다수가 모이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에 봉사활동도 축소됐다.

실제 시민단체는 부득이하게 활동 범위를 줄여 움직이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남양주 연탄 은행이 구리·가평·하남 등 7개 시군을 맡았다. 또 동두천 연탄 은행이 양주·의정부·부천 등, 연천 연탄 은행이 포천·파주·고양 등, 여주 연탄 은행이 이천·광주·오산 등 8개 시군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현재 동두천 연탄 은행의 경우 동두천 1개 시군만 맡고 있고, 여주 연탄 은행은 여주·이천·수원·용인 4개 시군만 맡고 있다. 남양주 연탄 은행 역시 양평·구리·하남·가평 4개 시군만 담당한다.

지급하는 연탄 양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여주 연탄 은행의 경우 겨울철 8만장에서 12만장 정도 지급했다가, 현재까지 1만2000장만 지급했다. 약 15만∼17만장을 기록한 동두천 연탄 은행도 약 5만5000장으로 줄었다.

동두천 연탄은행 등 관계자는 “연탄을 이용하는 가구 대부분 오래된 집에서 거주하는 데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이라며 “올해는 기부나 봉사를 하겠다는 의견이 많이 사라져 이들의 겨울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사업비가 한정된 탓에 충분한 연탄을 지급하기엔 한계가 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해 보완할 수 있도록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