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아트센터 '2021년 레퍼토리 시즌제' 일정 공개

내달부터 4개 예술단 35개 작품 총 100회 공연 돌입
도극단, 미국 퓰리처상 수상작 '파묻힌 아이' 초연 이어
시나위오케, 일렉트로니카 컬래버 등 창조적 실험 예고
▲ 경기도무용단 공연 '률 律'.
▲ 신의 막내딸 아네모네의 공연 실황.
▲ 경기필하모닉
▲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21세기 작곡가 시리즈 공연 실황.

경기아트센터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준비한 '2021년 레퍼토리 시즌제'의 연간 일정을 공개했다. 2년 차를 맞이한 레퍼토리 시즌은 2월부터 12월까지 4개 예술단(경기도극단, 경기도무용단,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과 공연사업팀(GGAC 기획), 국악원사업팀(GGGC 기획)의 작품 35건, 총 100여 회를 선보인다. 특히 4개 예술단은 올해, 보다 다채롭고 참신한 작품으로 관객 맞이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도극단은 시즌 첫 작품으로 2020년 페스티벌 도쿄 공식 초청작 연극, '신의 막내딸 아네모네(3월6일∼3월10일 대극장)'를 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인간계로 내려온 신의 딸 아네모네가 인간을 이해하고 구원하고자 하는 몸짓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또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결국 선보이지 못했던 연극, '파묻힌 아이(5월27일∼6월6일 소극장)'가 관객을 만난다. '파묻힌 아이 Buried Child'는 1979년 미국의 최고 문학상 '퓰리처상(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샘 셰퍼드의 작품으로 국내 초연이라는 점에서 연극계의 기대를 받아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 원시적이며 무책임한 인물들과 그들의 야만적인 시간 뒤에 남은 부서지고 왜곡된 진실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연출가 한태숙 특유의 연극적 미학이 주목된다. 이외에도 신진 연출가, 김정이 연출을 맡은 아서 밀러의 연극 '시련(7월16일∼7월25일 소극장)'과 장막희곡공모 최종 당선작, '위대한 뼈(11월18일∼11월28일 소극장)'도 올해 레퍼토리 시즌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경기도무용단은 전통과 컨템퍼러리를 넘나드는 작품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는 레퍼토리와 신작, 외부 창작진과의 협업작 등 경기도무용단 특유의 색깔이 잘 묻어나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세 번이나 연기되며 어렵게 관객을 만났던 '률 律(4월1일∼4월2일 대극장)'이 가장 먼저 관객들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오랜 연습기간으로 초연임에도 무용수들 간 합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무용단이 새롭게 선보이게 될 'The Battle - 競合(경합)(9월30일∼10월3일, 대극장)'은 정구호 연출가가 합류해 권번의 경합과정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냈다. 장르와 경계를 허무는 기발한 상상으로 그리는 춤, '본 本(12월16일~12월18일, 대극장)'은 노정식 안무가와 고블린파티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꾸며진다.

최근 그 어느 단체보다 가장 큰 변화를 이뤄낸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2021년 행보 역시 눈여겨 볼 만하다. 시나위의 창조 정신과 일렉트로니카의 만남으로 새로운 컨템퍼러리 한국음악을 선보일 '시나위 일렉트로니카(4월9일∼4월10일 대극장)'는 '新, 시나위'의 실험 정신을 이어가는 무대이다. 여러개의 팀으로 나뉜 경기시나위와 국내·외 일렉트로니카를 대표하는 음악감독, 밴드가 만나 탄생시킬 컨템퍼러리 한국 음악으로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2021년 경기시나위의 가장 주목할 작품은 단연 뮤지컬 '금악 禁樂(8월18일∼8월29일 대극장)'이다. 원일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고 작곡가 성찬경과 손다혜, 음악감독 한웅원 등 슈퍼스타 창작진이 함께한다. 시나위오케스트라만의 새로운 음향을 찾아가는 '시나위오케스트라 易(역)의 음향(10월8일∼10월9일 대극장)'은 전통과 원형에 기초한 창작음악을 통해 차별화된 음향과 예술성을 선보이며 진정한 한국적 음향, 한국 음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연말이면 만날 수 있는 혼란한 세상 속 '나'를 위한 콘서트 '반향 : Voice(12월3일∼12월4일 대극장)'은 가장 아름답고 매력적인 악기인 '목소리'와 함께 돌아온다.

지난해 경기도예술단 중 가장 많은 대면 공연을 진행했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무대가 2021년에도 이어진다. 위대한 음악가들의 작품들로 채워진 상반기 공연은 중견 연주자들과 국내 라이징 스타들이 함께하는 무대로 마련된다. 하반기는 말러교향곡 2번 '부활'과 모차르트 '레퀴엠' 등 합창이 동반되는 대규모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정서적 위안의 시간이 필요할 관객들을 위해 음악으로 치유의 힘을 전할 경기필하모닉의 행보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를 감안해 레퍼토리 시즌의 운영 방식에는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트센터는 공연 일정 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오프닝 시즌(1월~4월), 미들 시즌(5월~8월), 파이널 시즌(9월~12월) 등 3개 시즌으로 나누어 티켓 판매를 진행한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