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이웃사랑 앞에선 맥을 추지 못했다. 전 세계를 덮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국가적 위기를 맞는 가운데서도, 인천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은 더욱 커졌다. 우리 주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십시일반으로 도우려는 행렬은 계속된다. 강추위도 스르르 녹일 '사랑의 정신'은 어느 때보다 빛난다. 반갑기 그지 없다.

인천 사랑의 온도탑이 코로나19에도 이미 100도를 돌파했다. 지난 8일 인천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100도를 넘어섰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날 '희망 2021 나눔캠페인' 진행 39일 만에 누적 모금액 73억8000만원을 기록해 목표치인 67억2000만원보다 6억6000만원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역대 인천모금회 캠페인 목표액 달성 기간 중 최단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1일 시작한 이번 캠페인은 이달 31일까지 진행된다.

물론 이번 인천지역 이웃돕기를 나타내는 모금 실적엔 기업·기관의 '통 큰 기부'가 한몫 단단히 했다. 인천모금회는 앞서 코로나19 여파로 이들의 기부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인천국제공항공사 22억7000만원,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 5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 2억5000만원, 포스코건설 2억5000만원 등 기부가 잇따랐다.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도 4명이 신규로 가입하며 사랑의 온도를 올렸다. 시민들의 이웃사랑도 줄을 이었다. 한 수험생 어머니는 수능 전 수험생 이름으로 20만원을 기부했으며, 금연 결심 후 모은 담뱃값을 낸 시민도 있었다.

이러한 이웃돕기는 다른 때보다 오히려 더 힘든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서 작지만 힘을 보태 고난을 같이 나누려는 마음은 존경스러울 정도다. 작은 정성을 모아 나눔문화를 만들면, '더 살기 좋은 인천'을 만들어 나가는 데 큰 힘을 주리라고 믿는다. 시민들의 사랑이 어려울 때 더 빛난다는 점은 지역사회의 저력과 희망을 확인하게 한다. 아무리 코로나19가 우리에게 고난을 안겨주어도, 위기극복과 이웃사랑에 앞장서는 시민들이 있는 한 그 고통은 무력화할 수밖에 없다. '빈자(貧者)의 일등(一燈)'이야 말로 우리 사회를 밝게 비추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