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 1-2단계 조성 박차…500만TEU시대 빨리 맞이해야

1974년 5월 내항 컨 부두 개장
2003·04년 대한통운·인천컨 개장
2005년 100만TEU 시대로 진입
2015년 인천신항 이후 2위로 올라
2020년 4년연속 300만TEU 돌파

올해 신규 항로 5개 유치 목표
동남아권 인센티브·중국발 유치
콜드체인·배후 중고차 단지 활용
종사자 대상 안전환경 조성도 나서

신항 1-2 단계 2025년 개장 목표
총 5373억 투입 138만TEU 처리
6000명 취업 유발 … 지역에 큰 힘
선제적 시설확보 경쟁력 갖춰야
▲ 1974년 국내 최초로 컨테이너 전용부두가 개장한 인천내항 전경. /사진제공=인천일보DB
▲ 2015년 부분 개장, 2016년 완전 개장한 인천신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인천항은 2017년부터 4년 연속 300만TEU 시대를 맞고 있다. 올해 345만TEU를 목표로 세운 인천항만공사는 올 상반기 인천신항 1-2단계 하부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사진제공=인천일보DB

1974년 5월 인천내항 4부두에 컨테이너 전용부두가 개장했다. 항만하역의 기계화가 이뤄지는 환경 속에서 조성된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부두였다. 내항 4부두는 5만톤급 1선석을 포함해 5척의 선박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규모로 연간 232만톤, 약 27만개의 컨테이너 하역 능력을 갖추고 출발했다.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3~2004년 남항에 대한통운 컨테이너터미널과 인천컨테이너터미널(ICT)이 차례로 개장한 것을 기점으로 크게 늘었다. 인천항은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 345만TEU(6m 컨테이너 1개) 달성을 목표치로 제시했다. 지난해 대비 5.2% 증가한 수치로 5년 연속 300만TEU 달성에 나선다. 인천항만공사(IPA)는 목표 달성 키워드로 신규항로 유치, 신규화물 및 시장 확보, 생산성 향상, 규제개선으로 제시했다.

 

# 컨테이너 물동량

1970년대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 시대를 연 인천항은 정부 투자에서 홀대를 받으며 2000년대가 돼서야 100만TEU 시대를 맞는다.

2003년 인천남항 컨테이너터미널을 시작으로 ICT가 차례로 개장하면서 본격적인 외항시대를 들어서며 2000년 61만1000TEU에 그쳤던 인천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2005년 114만9000TEU를 기록해 100만TEU 시대를 맞았다. 2015년 인천신항에 컨테이너터미널이 들어서면서 광양항을 제치고 전국 2위 컨테이너 항만으로 자리 잡게 된다. 2017년부터는 컨테이너 물동량 300만TEU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사태 속에서도 지난달 2일 300만TEU를 돌하며 4년 연속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300만TEU를 달성했다. IPA는 2025년까지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터미널 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등 국제 경쟁력을 높여 2030년 500만TEU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하는 게 목표다.

IPA는 2020년 초 연이어 동남아시아 서비스를 개설하면서 코로나19 발생 및 확산에 따른 물동량 감소를 선제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다.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Maersk)가 인천항과 동남아를 연결하는 신규 컨테이너 항로를 연속 개설했으며 교역량이 증가하고 수입 확대에 따른 공 컨테이너 수출이 증가하는 등 인천항 이용률이 높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지난해 중국과 동남아 항로서비스 신규로 추가하고 미주항로가 재개됨에 따라 수도권 수출입 화주의 인천항 이용률이 높아졌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인천항은 부산항 등 국내 항만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동안 4월부터 역대 해당 월 최대 물동량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인천항은 7개의 신규 항로 개설, 중국·베트남과 물동량 확대 등의 여러 성과로 미·중 무역분쟁 같은 대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했다는 평가다.

인천신항 활성화도 물동량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2015년 부분 개장, 2016년 완전 개장한 인천신항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60%를 점유하는 성장세를 거뒀다. 인천신항은 한진컨테이너터미널(HJCT)과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2020년 말 나란히 100만TEU를 돌파해 6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6월 1만톤급 컨테이너 선박 6척으로 미주항로가 다시 운항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인천항은 국가별로는 미국과 캐나다 물동량이 각각 401.3%, 530.7%로 급증했다. 미주 항로 안정화와 냉동·냉장 화물 및 합성수지 수출화물 활성화가 물동량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IPA는 분석했다. IPA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비대면 마케팅 체계로 선제적 전환 뒤 안전운임제 등을 활용한 중부권 화주유치 등 노력의 결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으로도 판단했다. 특히 선사들에게 대형선박 교체(Phase-Out)를 인천항에서 진행하도록 유도했다.

 

#2021년 경쟁력 있는 물류환경 조성

팬데믹에서 홀로 성장한 인천항의 비결은 신규항로 개척, 1만톤급 컨테이너 선박이 운항할 수 있는 항만 인프라의 구축, 항만배후단지의 지속적 지원에 있었다.

이에 따라 IPA는 2021년 신규항로 5개를 유치해 항로 다변화로 인천항 서비스 경쟁력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대형선박이 취항하면 화물, 특히 환적화물이 증대한다. 미주항로 안정화 및 유럽으로 향하는 수도권 수출화주·포워터 발굴로 구주항로를 추가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국가와 항만을 증가시키고 기존 기항 항만의 기항차수(Frequency)를 늘려 집도끼도 잡고, 산도끼도 잡겠다는 전략이다. 동남아권 수출선사 인센티브를 신설하는 등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과 글로벌 선사 대상 포트세일즈를 강화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인접하고 한중 10개 카페리항로를 보유한 인천항의 강점을 활용한 중국발 전자상거래 수입 유치 확대로 국내 1위 전자상거래 처리항만 위상을 유지하고 인천신항 콜드클러스터 활성화를 위한 화주·수출입업체 서비스 개선 등 수도권 수요의 신규 리퍼화물(신선화물)을 타킷으로 삼아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생산성 향상 및 물류흐름 개선으로 효율적인 물동량 처리 지원을 위해 인천신항의 컨테이너터미널 1-3단계 배후부지를 임시로 활용, 공 컨테이너 장치장 및 수출용 중고차 장치장으로 임시활용해 배후단지 부족 문제를 해소해 나가기로 했다.

도로확충, 신호체계 개선,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 컨테이너 터미널 혼잡도를 개선해 물류흐름 저해요인을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송도국제도시에 심각한 교통·환경 문제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는 인천신항의 대형 화물차 통행량을 처리하기 위한 지하차도가 건설이 가시화된 것도 호재다. 제4차 전국 항만기본계획에 인천신항 진입 지하차도가 반영돼 건설 사업이 반영됨에 따라 인천신항의 운송·물류 통행시간 단축과 운행비용 감축이 기대된다.

인천신항은 지난해 2개의 터미널 운영사가 나란히 100만TEU이 달성하는 등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곳이다. 철도 인입선이 없는 관계로 현재 1일 평균 차량 통행량이 1만2000대에 달한다.

1-2단계, 1-3단계가 마무리되는 2030년 이후에는 물동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2045년에는 4만8000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항만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안전장비 실습, 안전교육 트레이닝 센터 조성 및 유해화학물질저장소 설치 지원 등 안전환경 조성에도 나선다.

최준욱 IPA 사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선제적 비대면 마케팅 체계로 전환한 뒤 선사와의 공조를 통한 신규항로 유치, 적극적 화주대상 마케팅을 통해 중부권 화물유치에서 성과를 냈으며, 대형선박 교체를 인천항에서 하도록 유도하면서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환적화물을 유치해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물동량 목표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면서 “미·중 무역분쟁 완화와 세계적 경기부양책 기조에 맞춰 대중국 중간재 수출화물 유치를 확대하고 신규항로 확보와 항로 다변화, 대형화주 발굴 및 항만운영 효율성 제고에 집중할 예정이며, 전자상거래, 콜드체인 클러스터 조성에 만전을 기하여 고부가가치 화물 유치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500만TEU 시대를 대비 항만 인프라 개발

인천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개발과 항만배후단지 적기 확충으로 500만TEU시를 대비한다. 인천항의 물류환경 중심이 인천신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만큼 인천신항 1-2단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2015년 인천신항 개장 이후 인천신항에서 처리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은 꾸준히 상승해 2019년 기준 인천항 전체 물동량의 58.8%를 처리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6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컨테이너 물류허브로 도약을 비전으로 본격 착수에 들어간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2025년)와 배후단지가 개장하게 되면, 이러한 컨테이너 물동량을 기반으로 한 인천항의 물류 중심 이동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IPA는 인천신항으로의 물류중심 이동에 맞춰 물류처리 속도를 높이고 처리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장래 인천항 물동량 전망에 따르면 2025년에는 물동량 대비 컨테이너부두 시설확보율이 71%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차질없는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와 인천항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선제적인 시설확보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IPA는 1월중 1-2단계 하부공사 낙찰자 결정하고, 상반기중 인허가 및 공사에 들어가 1-2단계를 가시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진행되는 1-2단계는 총사업비 5373억원이 투입되며 4000TEU급 3개 선석 1050m, 138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추게 된다.

하부공사에 따른 지역내 부가가치 유발효과 2699억원, 생산유발효과 6217억원, 취업유발휴과는 6001명에 달할 전망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지역경제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제도 있다.

전체 물동량의 30%에 근접하고 있는 공 컨테이너 비중을 낮추어야 한다. 공 컨테이너는 화물이 실린 '적' 컨테이너에 비해 하역료와 보관료 등이 저렴하거나 아예 발생하지 않아 선사 등 관련 업계의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부가가치가 발생되는 않는 것이다. 물론 인천항이 대표적인 원자재 수입항이라 필연적으로 공 컨테이너가 발생하겠지만 수도권에서 타 항만으로 이전하는 물동량을 잡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항로 다변화에도 주력해야 한다. 인천항을 운항하는 정기 컨테이너 항로는 역대 가장 많은 53개에 달한다. 반면 원항항로는 미주 항로와 아프리카 항로 2개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항로가 중국과 동남아시가 국가에 편중돼 중국과 베트남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은 그만큼 위기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공 컨테이너 비중을 줄이고 원양항로 개척은 수출물품을 맞출 수 있느냐와도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수출품이 많으면 그만큼 컨테이너를 채워 멀리까지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천·경기지역 산업구조 개편과도 맞물려 있는 장기적 과제다.

인천상의 관계자는 “지역경제에서 인천항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산업구조 개편과 물동량 신장을 위해 인천항을 비롯한 인천시 등 지역사회 머리를 맞대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