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까지 10㎝ 이상 눈
형태 없는 도로에 사고 속출
밤부터 출근길까지 정체 극심

시민들 “제설 한거 맞냐” 지적
지자체 “대응 능력 넘은 폭설”
기상청 오늘 한파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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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각 지자체가 기록적인 폭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시민들의 뭇매를 맞았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자체들은 6일 오후 8시30분쯤 대설주의보가 경기지역에 발효된 이후 5329명, 장비 2135대로 상습 결빙 구간 등 도로 곳곳 쌓인 눈을 치웠다. 또 염화칼슘처럼 눈을 녹이는 자재 1만5870t을 뿌리면서 폭설에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자체가 비상대응에 돌입한 시점은 눈발이 거세진 오후 8시 이후다. 쌓이는 속도에 비해 제설이 늦자, 시·군에 재빨리 나서줄 것을 도가 5차례 요청하기도 했다.

각 지자체에 대설·한파에 가용자원을 총력 대응하라는 행정안전부 지시 사항도 이미 도로에 눈이 수북이 쌓인 7일 오전 1시30분에 이뤄졌다.

그동안 기상청은 눈이 내리기 전인 4일부터 6일 오후부터 눈이 내릴 가능성을 공지해 왔다.

대응의 허점은 시민의 피해로 곧장 이어졌다. 이날 도내 도로 곳곳에 형태를 알기 힘들 정도로 도로에 뒤덮여 출근길 극심한 차량정체는 물론 눈길 사고도 속출했다.

수원 영통구 A기업단지에 입주한 420여개 업체는 절반 이상이 이날 오전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전체 4000여명 직원 중 절반 가까이 출근하지 못한 탓이다. A기업단지 한 업체 직원은 “회사가 5분 거리에 있는데 차가 막혀 2시간 가까이 걸렸다”며 “회사 주변 도로가 대부분 오르막인데, 눈이 수북이 쌓이고 얼어붙기까지 해 1시간 넘게 이곳에서 씨름했다”고 토로했다.

오산시 양산동 세미교차로 앞도 도로도 출근 시간인 오전 7~10시 수북하게 쌓인 눈으로 차량이 쉽사리 움직이지 못했다.

1번 국도와 3번 국도 등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도 차선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눈이 쌓였다.

사고도 계속됐다. 이날 오전 1시10분쯤 성남 분당의 한 오피스텔의 전기·난방이 끊기면서 2300여 가구가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앞서 용인시에서는 6일 오후 9시30분쯤 경전철이 제동이 제대로 안 돼 1시간 40분가량 운영을 긴급 중단하는 사례를 비롯해 도내 30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났다.

이 같은 상황에 시민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렀다. 시민들은 각 지자체 민원 게시판과 맘카페 등 창구를 통해 “제설을 엉터리로 했다”, "제설차 한번 보지 못했다"는 등 항의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이처럼 기록적인 눈을 예상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퇴근 시간에 눈이 한 번에 쏟아지는 바람에 제설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 정비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은 내린 눈이 지자체의 대응 능력을 초과하기도 했다. 도로·터널 등 시설이 지역 전체의 40% 비중을 자치하는 수원시 권선구는 이날 굴삭기 등 특수장비도 공수했지만, 워낙 작업량이 많아 애를 먹었다.

한편 수도권기상청은 8일에도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8일 오전 최저기온은 파주 영하 23도, 수원 영하 18도 등 수도권 대부분 20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낮 최고기온은 대부분 지자체가 영하 10도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훈·최인규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