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창 작가

부평 밀레갤러리서 2월28일까지 초대전
백남준 비디오 아티스트와 함께 일한 인연
쓸모없는 구식 컴퓨터·전자부품 활용 작품화
조영남 대작 사건 당사자 “다 잊고 삽니다”

뉴미디어 모던아트 작업을 하는 송기창 작가가 인천 부평 밀레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연다.

뉴욕 아트 스튜던트 리그(Art Students League of NY)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백남준 비디오 아티스트와 부르스 돌프만 스튜디오에서 오랜기간 함께 일한 만큼 이번 그의 작품들엔 조형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는 강한 의지가 돋보였다.

“코로나19와 같이 인류를 위협하는 재앙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침투하는지 지켜봤죠. 전 세계인이 우울한 가운데 제 미디어 영상작품을 통해 위로와 힐링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습니다.”

그는 이제는 쓸모가 없어진 구식 컴퓨터나 전자부품을 주로 활용한다. 고물상에나 있을 법한 산업사회의 오래된 편린들이 그의 손을 거치면 '여자친구'를 닮은 사람 얼굴이 되고 마스크를 쓴 코로나시대 누군가가 된다.

마치 이 부산물들에서 인간실존의 근본적 해답을 찾으려는 듯 보인다.

“나는 인류의 공존과 사람사이 관계 맺음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현재 이런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는 팬데믹 위기에 놓여있지만 인류는 또 가능한 방법을 결국 찾아내 새롭게 관계를 맺고 있죠. 제 작품들을 그런 의미에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송 작가의 이런 고찰은 예전 그의 치열했던 경험에서 비롯되기도 했다. 가수 조영남 대작 사건의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우연히 이어진 연이 그에게 그림을 그려주는 데까지 이르렀죠. 지금은 다 잊고 삽니다.”

미국 등 오랜 타지 생활 끝에 현재 인천에서 작업실 등 둥지를 튼 그는 인생이 다 하는 순간에도 붓을 잡고 있고 싶다고 말했다.

“예술을 통해 아름다워지는 세상이 분명히 있습니다. 제가 그 중 일말의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송기창 작가 초대전은 2월28일까지 갤러리 밀레에서 볼 수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