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실내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프로 농구와 배구 리그가 한창이다. 코로나19가 기세등등한 가운데서도 무관중경기로나마 리그가 운영되고 있다는 건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미 프로 야구와 축구는 리그를 무사히 마쳤다.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프로 스포츠는 야구, 축구(남녀), 농구(남녀), 배구(남녀) 등이며 모두 지역연고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인천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모든 종목의 프로팀을 연고지로 두고 있는 도시이다. 더욱이 인천연고 프로팀들에 대한 인천시민의 관심과 애정, 자부심도 대단하다.

야구는 가장 인기있는 종목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공식 출범한 이래 삼미슈퍼스타즈, 청보핀토스, 태평양돌핀스, 현대유니콘스가 인천을 거쳐 갔는데 도원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2000년에 창단해서 인천연고팀으로 완전히 정착한 SK와이번스는 문학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오고 있다.

2003년 창단한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는 시민구단 중 유일하게 한번도 강등되지 않은 팀으로서 '생존왕'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며, 현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여자축구는 WK리그에서 8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제철레드엔젤스가 남동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오빠부대의 인기를 배경으로 1997년 출범한 KBL은 대우 제우스농구단을 시작으로 대우자판, SK빅스를 거쳐 현재 전자랜드엘리펀츠가 삼산월드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하지만 이번시즌을 마지막으로 농구팀 해체를 선언해 안타깝다. 여자농구는 WKBL에 참가하고 있는 신한은행 에스버드가 2014년부터 인천과 인연을 맺고 도원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프로배구(V리그)에서는 남자배구단의 대한항공점보스, 김연경선수의 복귀로 이번 시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자배구팀 흥국생명핑크스파이더스가 계양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

프로팀은 연고지를 정할 때 전용경기장을 사용할 수 있는지, 해당 도시의 인구가 적정한지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어느 정도 가능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했던 인천은 경기장 인프라가 잘 준비되어 있고, 인구도 300만의 대도시라는 점에서 프로 스포츠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최적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가 많이 열리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해서 진정한 스포츠도시라고 할 수는 없다.

인천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도시가 되려면 지자체의 관심과 지역 팬들의 충성도, 그리고 지역 기업과 단체의 스폰서 참여 등이 삼위일체가 돼야 한다.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지원책보다는 시스템을 통한 체계적인 프로 스포츠 지원책을 마련하고, 공동 마케팅 및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역프로스포츠협회(가칭)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내 작은 규모의 기업도 스폰서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줘야 한다.

기존 야구, 축구, 농구, 배구 위주의 프로 스포츠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로 스포츠 종목을 발굴하고 확장시켜 나갈 필요도 있다. 지난해부터 프로투어대회를 운영 중인 당구와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비대면 경기가 활성화되어 있는 e스포츠도 인천에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미 지난해 프로 골프인 KPGA와 KLPGA 경기가 인천에서 열려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면 좋을 듯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모든 프로 스포츠구단을 연고로 갖고 있는 인천시가 진정한 스포츠도시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코로나 종식과 함께 사시사철 일년내내 다양한 프로 스포츠 열기로 뜨거운 인천시를 기대해본다.

/이종헌 한양대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colum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