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화장품 수출 신장
원자재 수입 감소 제조업 타격
홈쿡·홈술·인테리어 판매 늘어

인천형 뉴딜 25년까지 14조 투입
4개분야 일자리 17만개 창출 계획
디지털: 스타트업파크·첨단산단
그린: 매립지 종료·친환경 조성
바이오: 송도 혁신클러스터 조성
휴먼: 일자리 사다리로 위기 극복
▲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착공식.

코로나19로 시작돼 제3차 대유행으로 한 해를 마감한 2020년은 코로나로 기억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형태의 살펴보면 업종별 희비가 엇갈렸다. '뭉치면 걸리고, 흩어져도 안심하면 안된다'는 말처럼 여행, 유흥시설 등은 끝모를 추락을 거듭한 반면 비대면, '집콕', 건강과 관련한 업종은 그나마 선방했다.

수출·입 통계로는 코로나19속 인천경제를 살펴봤다. 바이오시밀러 등 의약품, 화장품 수출이 큰 신장을 이룬 반면 원자재 수입은 대부분 줄어 그만큼 제조업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짐작된다.

코로나19가 일상이 된 2021년은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인가? 2020년의 소비형태와 수출·입 통계를 통해 변화를 예측해 보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형태 변화, 업종 희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소비형태의 변화도 크게 두드러졌다. 입시관련 업종이나 테마파크·레저 숙박업소 등 업종은 3월 대구중심의 1차 때보다 9월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기에 오히려 매출이 확대됐다. 반면 노래방과 유흥주점 등 유흥업종과 다중이용시설은 1차 유행기보다 매출 감소폭이 확대돼 업종별 차별화가 두드러진다.

또 홈쿡과 홈술 관련업종은 2차 유행기 매출이 1차나 전년 누계보다 늘어나 올해 코로나19 영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의 1차 유행기와 2차 유행기의 업종별 매출액을 비교한 보고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II'를 통해 이 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전반적인 매출수준은 5월까지 마이너스(-)성장에서 벗어나 10월 누적으로 1.1% 증가하는 등 미세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1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종료된 이후 매출이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아직 이른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3차 유행기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1, 2차 유행기의 업종별 희비상황을 점검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하나카드 매출데이터를 코로나19 1차 유행기(3월)와 2차 유행기(9월)로 구분해 약 230개 업종별로 비교한 결과, 성인오락실(-89%), 노래방(-72%), 유흥주점(-65%) 등의 유흥시설은 2차 유행기에 매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예체능학원(+137%) 테마파크(+121%) 등 입시관련 및 여행·레저업종은 2차 유행기에 오히려 매출이 확대됐다.

보고서는 “1차 유행기의 매출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했고, 입시준비의 절박함과 느슨해진 경각심으로 인한 야외시설에 대한 선호가 늘어난 것도 한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주류전문점이나 축산물·정육점 등 홈쿡 및 홈술관련 업종은 2차 유행기때 매출이 1차 유행기나 전년누계에 비해 모두 확대되는 등 전반적으로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흥 및 다중이용시설은 갈수록 매출부진에 허덕였다.

같은 업종내에서도 세부 업종별로 차별화가 뚜렸했다. 여행·레저업종은 레저용 숙박업소나 테마파크 등이 아직 전년매출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1차 유행기보다는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항공 및 여행사는 매출부진이 심화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세부업종별로 매출액 차별화가 가장 두드러졌던 업종은 의료업으로 분석됐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환자의 증가로 신경정신과(+14%) 매출은 늘어났다. 코로나와 다소 무관한 성형외과(+10%), 안과(+24%), 피부과(+10%)도 올해 매출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반면, 이비인후과(-11)와 소아과(-10%), 종합병원(-6%), 한의원(-2%) 등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비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행태에도 적잖은 변화가 나타났다. 퍼스널 모빌리티와 건강비·그린 하비(green hobby)는 니즈가 크게 늘어났다.

연구소는 “대중교통 불안감으로 자전거(+92%)와 오토바이(+55%), 자동차운전면허(+19%) 수요가 급증했다”며 “셀프 텃밭과 플랜테리어의 관심 증가로 화원·화초(+9%)와 비료·종자업종(+15%)의 매출도 전년에 비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 증가와 야외활동 자제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로 인해 가구판매점(+25%)과 실내 인테리어(+15%)업종의 매출은 작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양정우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올해는 세부업종별로 매출 차별화가 더욱 부각됐다”며 “소비행태도 '퍼스널과 그린'위주로 형성된 측면이 있지만 이것이 장기 트렌드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수출·입 통계로 본 코로나19속 인천경제

대외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수출·입 업종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특히 인천지역 산업의 변화는 어떠했을까?

한국무역협회 인천지역본부와 인천본부세관의 인천 수출·입 동향 자료를 살펴봤다. 시점은 공항과 항만을 비교하기 위해 올 10월까지 누계를 참조했다.

한국무역협회 인천본부에 따르면 인천지역 업체의 올 1~10월 수출품목을 보면 지역 수출 4위 품목인 농약 및 의약품은 전년도에 비해 76.4% 급증한 30억23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협회 자료는 MTI 3단위(코드번호) 품목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농약 및 의약품이 같은 통계로 잡힌다. 인천지역 농약 및 의약품중 의약품 비중은 95% 이상 차지하고 있으며 의약품 중 바이오시밀러 비중은 97% 가량 차지한다. 결국 송도국제도시에서 생산되는 바이오시밀러 수출이 지난해에 비해 70% 급증한 것으로 예측된다.

전통적 1위 품목인 반도체는 같은 기간 54억5400만 달러로 25.6% 신장됐으며, 5위 품목인 비누치약 및 화장품은 13억5900만 달러로 25.1% 신장됐다.

이들 품목 외에 10대 품목중 전년도에 비해 신장된 품목은 자동차(2위, 33억8300만달러), 기구부품(8위, 5억8800만달러, 2.3%), 무선통신기기(9위, 5억2200만달러, 8.6%) 등이다.

반면 철강판(3위, 23억800만달러, -18.8%), 건설광산기계(6위, 9억3300만달러, -24.0%), 자동차부품(7위, 10억4700만달러, -27.1%), 형강(4억7800만달러, -19.8%) 품목은 마이너스(-) 성장했다.

대표적인 원자재 수입처인 인천의 특성상 수개월 후 국내 소비지표 및 수출품목 향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 1~10월 수입품목을 살펴보면 전반적인 수입감소 성향을 나타냈다. 이 기간 316억5000만달러 수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9.0% 감소했다.

특히 천연가스(2위, 40억6100만달러, -22.6%), 원유(3위, 19억2500만달러, -40.1%), 석탄(4위, 16억800만달러, -30.7%), 철광(5위, 13억8500만달러, -9.0%), 합금철 선철 및 고철(7위, 7억6800만 달러, -46.5%), 목재류(9위, 8억3000만달러, -6.4%) 등 전반적으로 원자재 수입이 급감했다.

반면 반도체(1위, 64억4900만달러, 5.8%), 자동차부품(6위, 9억8400만달러, 22.1%), 항공기 및 부품(2억4600만달러, 452.7%) 등 부품류 수입은 크게 늘었다. 의약품 원자재인 농약 및 의약품(8위, 8억7000만달러) 수입도 96.3% 급증했다.

인천지역 수출·입 통계로 보면 국내 소비형태와 비슷한 유형을 보이면서도 K-방역, K-뷰티는 상승세, 세계적 소비가 향상된 전자제품 부품인 반도체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으며, 반면 원자재 수입은 급감해 산업간 희비가 엇갈렸다.

한편 상대적으로 신선제품과 고가이자 긴급성이 요구되는 인천국제공항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올 1~10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의약품 수출은 8억6900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가 넘는 222.2%나 증가했다. 전기, 전자제품도 231억9700만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7.2% 증가했는데, 컴퓨터 주변기기, 방송기기, 무선통신기기 등 정보통신기기가 53억98만달러로 전년도 보다 34.5%나 급증하면 이 같은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밖에 의류(3억6300만달러, 44.5%), 식료 및 직접소비재(9500만덜러, 8.1%), 완구, 운동용구 및 악기(3800만, 15.1%) 등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는 144억3100만달러로 0.9% 상승해 전년도과 엇비슷했다.

수입품목을 살펴보면 연료, 광물 등의 수입이 급감한 원자재품목의 경우 의약품을 비롯한 화공품 수입이 10.9% 증가하면서 66억21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도에 비해 9.9% 증가한 99억5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자본재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및 컴퓨터 수입이 크게 늘면서 항공기 등 수송장비의 급감에도 1.7% 상승한 471억6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 인천 스타트업파크.
▲ 인천 스타트업파크.

▲인천형 뉴딜사업으로 활기 띠나?

하나카드를 통해 본 소비형태의 변화와 수출·입 통계를 통한 인천경제의 분석은 분명한 한계점을 가진다.

하나카드는 올 1분기 기준 8.1%의 점유율로 신용카드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인천본부나 인천본부세관 자료 역시 산업계 전반 보다는 수출·입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인천의 산업구조를 대표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다만 이를 통해 산업구조를 유추해 볼 수는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겠다.

한편 2021년 인천의 산업구조는 인천형 뉴딜사업과 함께 변화가 예측된다.

인천시는 2020년 11월 인천의 산업구조를 첨단산업 위주로 개편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천형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외부변수와 지역의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게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제·사회구조 대전환을 통해 살기 좋은 인천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바이오뉴딜, 휴먼뉴딜 등 4개 분야에 2025년까지 14조원을 투입해 일자리 17만3000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 사업계획으로 디지털뉴딜에는 1조8000억원이 투입되며 1만8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송도 인공지능(AI) 창업 스타트업파크 조성, 인천대 제물포 캠퍼스 창업인큐베이터 육성, 계양 테크노밸리 첨단산업 기업유치 등이다.

그린뉴딜의 핵심은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와 친환경 자체 매립지 조성 등을 통해 자원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영흥도 화력발전소 조기폐쇄 등 친환경에너지정책을 위한 탈석탄 동맹 가입도 또 다른 핵심이다. 그린뉴딜에는 5조6000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창출 목표는 5만8000개이다.

바이오뉴딜의 핵심은 송도와 남동공단을 잇는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 조성사업이다.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를 인천에 유치하는 것도 바이오뉴딜에 포함된다. 바이오뉴딜에는 2조9000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3만8000개를 만들고자 한다.

휴먼뉴딜은 '일자리 사다리'를 구축해 코로나19가 촉발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이다. 2조7000억원을 투입해 5만9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2021년 새해 인천경제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까? 물음표 속 느낌표를 만드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