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기도 문화예술계 대표 뉴스

연극 온라인 중계·VR 전시관 대안 부상
발코니·돔 텐트 활용 오프라인 공연 눈길
수원화성문화제 등 지역축제 줄줄이 취소
도·문화재단, 긴급예산 50억원 편성 지원
도문화의전당 '경기아트센터' 명칭 변경

다사다난했던 2020년 한 해도 저물어 간다.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유독 힘겨웠던 올 한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었다. 특히 ‘온택트 전시·공연 시대의 개막’과 함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전시, 공연계의 파격 행보는 올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2020년 굵직굵직한 경기도 문화예술계 대표 뉴스를 정리했다.

▲ ‘Let’s DMZ’ DMZ 콘서트에 모인 관객들이 돔 텐트 안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다.
▲ ‘Let’s DMZ’ DMZ 콘서트에 모인 관객들이 돔 텐트 안에서 공연을 즐기고 있다.

#온택트 문화예술시대의 개막

일파만파 커져가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문화예술계에는 후폭풍이 일었다. 관객이 밀집한 다중시설의 이용이 금지되면서 공연장이나 전시장을 찾지 않아도 되는 ‘온라인(비대면) 공연’은 침체된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경기아트센터 경기도립극단은 지난 3월12일, 경기도 내에서는 최초로 무관중 생중계 공연 ‘브라보 엄사장’을 선보여 큰 호평을 받았다. 이번 무관중 생중계 공연은 기존에 객석과 무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오프라인 형태의 연극 방식을 벗어나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 공연 문화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전시장의 풍경도 달라졌다.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또는 학교에서 모바일만 있으면 손쉽게 누구나 전시 관람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VR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한층 실감 나는 전시 관람이나 공연 관람을 할 수 있게 됐다. 실제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미술관은 지난 9월1일부터 12월18일까지 ‘2020 학교연계교육프로그램’으로 온라인을 통해 야외조각공원작품을 감상해보는 VR 앱, ‘공원탐험’을 선보였다. ‘공원탐험’은 미술관을 가지 않고도 미술관 야외 조각공원의 작품들을 VR로 감상해 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 '우리동네 발코니 음악회'를 아파트 입주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 '우리동네 발코니 음악회'를 아파트 입주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새로운 공연 패러다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문화예술계는 더욱 침체돼 갔다. 특히 공연예술계의 타격은 온라인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혔고 코로나 확산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공연들이 등장했다. 경기아트센터는 지난 10월23~25일까지 파주, 일산 일원에서 열린 ‘Live in DMZ’ 공연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돔 텐트’를 객석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공연을 성사시켰다. 용인문화재단이 지난 4월11일부터 12일까지 코로나19로 공연 관람이 어려운 용인시민을 위해 개최한 ‘우리동네 발코니 음악회’가 큰 호응 속에 유치됐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펼쳐진 공연을 발코니 밖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 재단은 자동차 극장에서 착안한 ‘드라이브 인 콘서트’를 여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비대면 공연들을 선보였다.

 

#지역 축제 줄줄이 취소

코로나19 여파에 경기도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축제들이 취소되거나 온라인 축제 형태로 전환됐다. 수원화성문화제를 비롯, 수원연극축제, 안산국제거리극축제, 군포철쭉축제, 이천. 여주 도자기축제 등 경기도 대표 축제들이 잇따라 취소되고 부천국제만화축제와 시흥갯골축제는 유례없는 온라인 축제를 개막했다.

▲ '브라보 엄사장' 생중계 영상.
▲ '브라보 엄사장' 생중계 영상.

#예술 백신 프로젝트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인들에겐 올해는 더욱 가혹한 한해가 됐다. 설 무대를 잃었고 전시장은 찾는 이 없이 텅텅 비어갔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도내 문화예술계를 지원하기 위해 50억원의 긴급 예산을 편성했다.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예술인 지원을 목적으로 ‘100만원의 기적’, ‘드라이빙 씨어터’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문화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 제55회 수원화성문화제 폐막공연 야조 모습.
▲ 제55회 수원화성문화제 폐막공연 야조 모습.

#경기도문화의전당→경기아트센터 명칭변경, 레퍼토리 시즌제

1991년 개관한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지난 3월26일 복합예술기관으로서 정체성 확립과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경기아트센터’로 명칭을 변경했다. 여기에 기존 경기도립예술단으로 불리던 산하 단체들도 ‘경기도예술단’으로 간결하게 변경됐다. 특히 경기도립국악단은 ‘독창적인 한국음악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미를 담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로 명칭을 바꾸고 활동해 오고 있다.

경기아트센터는 지난 2월 레퍼토리 시즌제를 야심 차게 도입하면서 공연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레퍼토리 시즌제는 예술단의 완성도 높은 레퍼토리를 구축하기 위해 선보이는 정기 공연으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앤솔러지 시리즈’ 등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