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연휴가 또 다시 걱정이다. 사람들의 이동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새해 연휴는 1일(금요일)부터 3일(일요일)까지 실시되는데, 일주일 전 크리스마스 연휴(25~27일)와 요일 및 기간(3일)이 동일하다. 성탄절 연휴 인천지역 코로나 확진자는 144명(25일 48명, 26일 74명, 27일 22명)에 달했다. 전국적으로 봐도 하루 1000명대를 넘나들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라는 강도 높은 조치가 사실상 먹혀들지 않은 것이다.

성탄절 연휴에 놀이공원과 전국 유명 관광지에는 인파가 적지 않았다. 예년보다는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동해안 주요 관광지로 가는 도로는 차량 정체현상이 빚어졌다고 한다. 오죽하면 '동해안에 해돋이 보러 못오게 강릉행 KTX를 중단해 달라'는 강원지역 주민의 국민청원까지 제기됐겠는가.

전북 무주 스키장은 슬로프를 폐쇄하고 곤돌라 80대는 운행했는데, SNS에 곤돌라를 타려고 장사진을 이룬 사람들의 모습이 올라왔다. 인천의 청량산•소래산 등에도 산행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당국은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지만 곳곳이 구멍이다.

이번 새해 연휴에도 성탄절 연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개연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방역 3단계 격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거세질 것이다. 방역전문가와 언론 등에서 3단계 얘기가 나온지 한 달 가까이 되지만, 정부는 경제 마비 등을 우려해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 3단계로 가면 잃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2.5단계가 효과를 보지 못하면 3단계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3단계로 격상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 방역전문가는 방송에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100단계를 높여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진정, 확산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현실에서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현 상태에서 완강한 저지선을 형성해야 개인도, 사회도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학습효과라도 있어야 덜 억울하지 않겠는가. 방역에 대한 각별한 협조와 자발적인 동참을 다시 한번 강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