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 전초 전투(Nevada Outpost Battle, 1953.3.28∼30)는 한국전쟁 휴전 직전 판문점 동북쪽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매향리 지역의 네바다 전초지역(베가스 전초, 리노 전초, 카슨 전초)을 방어하던 미군과 당시 중공군이 벌인 전투다. 네바다에서 파견된 병사들이 전투에 참여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당시 참전용사는 “도박과도 같은 전투였다. 한 고지를 잃으면 모든 고지를 다 내줘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만큼 필사적으로 싸워야 했다”고 전했다. 이 전투에서 미해병 1사단 5연대가 중공군 120사단을 막아낼 수 있었던 데에는 탄약을 온몸으로 날랐던 '지게부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들은 지게를 지고 전쟁터를 누비고 다녔던 한국노무단 '지게부대'다.

이들은 노무단, 근무단, 보국대라는 공식 명칭보다는 지게를 지고 전쟁터를 누비는 모습 때문에 지게부대로 더 알려졌다. 지게부대는 병력이 부족했던 미군이 원활한 보급을 위한 수단으로 민간인 인력을 요청했고, 이에 대통령령 긴급명령으로 '징발에 관한 특별조치령'으로 소집됐던 35~45세까지의 민간인들이었다. 하지만 10대 소년도, 60대 노인도 지게부대로 참여했다.

지게의 모습이 A처럼 생겼기에 'A Frame Army'라 불렸던 이들은 유엔군과 함께 전장을 누볐다. 하지만 이들은 군번이나 계급장도 하나 없었다. 오로지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에 위험을 무릅쓰고 고지로 탄약을 운반했다. 지게부대에 동원된 인원은 약 30만명으로 추정된다. 사망 2064명, 부상 4282명, 실종 2448명으로 모두 8794명이 희생됐다.

다행히도 경기도의회가 '지게부대 희생자 예우 정책 마련 촉구 건의문'을 채택하고 정부에 정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게부대 희생자의 경우엔 군번·계급 없이 참전한 탓에 국가유공자로 입증할 만한 자료가 사실상 없다. 지게부대 참전자는 국가의 부름에 응해 목숨 바쳐 헌신한 분들이다. 그런데도 본인이나 유가족이 국가유공자라는 걸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현실을 뜯어고쳐야 한다. 국가의 부름을 받은 이들이다. 이들을 예우하고, 합당하게 보상하는 일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