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충격은 이미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고,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최악의 침체라고 분석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4%로 예측하였고, 세계은행(WB)은 더욱 비관적으로 -5.2%를 전망하고 있다.

한국 경제 역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세계 주요국이 겪는 위기에 비해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보다 완화된 -1.0%로 전망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코로나 방역 성패에 따라 하향 수정의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6.0%(코트라 발표) 감소했고, 올해 취업자 수는 -22만명(기획재정부 발표) 감소해서 한국 경제는 성장, 고용, 수출 등 전 부문 걸쳐 고통스런 수준에 있다.

인천 경제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제조업 생산은 지난 2분기 -6.8% 큰 폭 감소 이후 회복 기미가 안보이고, 건설수주는 최근 10월 기준 -54.8%, 수출 -2.6%, 취업자 수 -2만명을 기록하면서 충격의 한가운데에 있다.

문제는 표면적인 수치 하락보다 실물경제에서 느끼는 위기가 더욱 심각하다는 데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위기에 직면한 수많은 제조기업들이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어렵게 경영을 이어가며 일자리를 지켜왔지만 지원기간 종료로 버텨나가기 힘들어지고 있으며,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인천공항을 비롯한 항공산업은 세계 각국들이 방역 차원에서 자체규제를 도입하면서 해외여행은 중단되고 기업의 글로벌 영업활동도 위축되면서 경험하지 못한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이제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어려운 한해가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절명의 순간에도 살아날 길은 있는 법이다. 영어권의 관용어 중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라는 말이 있다. 무리가 떼를 지어 바다로 모여들지만 정작 뛰어들기 직전에는 일제히 제자리걸음으로 머뭇거리는 사이에 바다를 향해 맨 먼저 뛰어 무리를 뒤따르게 하는 펭귄을 가리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관문이자 제조업의 요람인 인천 경제가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인천 경제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과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두 가지를 얘기하고자 하다.

첫째, 코로나 이후 세계 무역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신정부 출범 예정에도 중국과 통상마찰로 첨예한 이해대립이 여전한 상황에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와 CP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로 우방국과의 관계 강화 및 다자간 교역체제 복원 속에서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자유무역협상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한국 경제의 원동력인 수출이 가격경쟁력을 갖고 경쟁구도에 있었던 시장에서 밀려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수출 감소는 한국 경제 전체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인천항과 인천공항에 끼치는 영향은 거듭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수출기업들은 변화되고 있는 통상환경 속에서 코로나로 치솟는 운송비와 환율 문제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의 시작은 변화된 경제환경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할 때 가능할 것이다.

둘째, 코로나로 우리 사회의 관계성이 분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현안에 대한 갈등은 인천 경제의 위기 극복을 어렵게 한다. 지금 인천이 겪고 있는 쓰레기매립지 종료와 관련된 자원순환에 대한 현안은 언젠가는 풀었어야 할 미래 경제가 지향하고 있는 방향이다. 코로나로 가속화된 미래 경제와 환경 문제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제까지의 익숙했던 체계를 버리고 변화를 통해 다시 위기가 찾아와도 극복할 수 있는 더 나은 가치를 만드는 일이다.

인천 경제와 나아가 한국 경제가 올바른 경제성장을 위해서 지역사회의 뜻을 모아 갈등을 해소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천 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가올 새해부터는 희망을 볼 수 있는 전환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인천 기업과 시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코로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2021년은 여전한 위기의 한가운데가 아니라 새로운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의 한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홍식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colum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