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주차 계산땐 약 4000대 이상 들어설 수도
인천시 시민 제보·항의 받고 나서야 상황 파악
지난 27일 인천문학야구장 지하주차장. 경기가 없는 비시즌에도 주차장은 차들로 꽉 차 있었다. 심지어 이중 주차까지 이뤄져 '빼곡하다'는 인상에 더해 자동차 무덤처럼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이들 차량 대부분은 출고 후 십수 년이 훌쩍 지나 조금은 낡은 모습이다. 생산이 단종된 차량은 물론 겉만 멀쩡하지 주행이 가능할지조차 우려스러운 차들도 목격됐다. 특이하게 이들 차량은 모두 번호판을 달지 않은 '유령' 차량 들이었다.
도심 한복판에, 그것도 시민 재산인 문학야구장 지하주차장에 번호판 없는 수천 대 차량이 주차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다. 이 차들의 정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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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는 최근까지 문학야구장 지하 주차장에 중고차들로 빼곡히 채워졌다는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시민재산인 문학야구장에 중고차들이 왜 빼곡하게 있느냐”는 시민 제보를 받고서야 부랴부랴 현장 확인 등이 이뤄졌다. 시는 “이 차들은 무엇입니까”라는 시민 항의에, “모르겠는데요. 그런 게 있어요?”라며 오히려 되물었다.
지난 2014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문학야구장은 소유주만 인천시일 뿐 운영주체는 SK와이번스이다. 문학야구장의 공식 명칭도 인천SK행복드림구장이다.
시와 SK와이번스에 따르면 인천문학야구장 지하주차장이 수용 가능한 차량은 모두 3321대. 만일 이곳에 가득 차량이 주차돼 있고 이중으로까지 채워진다면 약 4000대 이상이 주차될 수 있다.
시는 뒤늦게 번호판 없는 차량이 문학경기장에 몰려든 이유를 수소문했다. 시 관계자는 “문학경기장 위탁 업체인 SK와이번스가 주차장을 또다시 위탁 줬다”며 “이곳을 위탁받은 민간기업이 중고차 업체로부터 3개월 한시 사용토록 계약을 맺어 사용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위탁을 하다 보니 제때 상황 전달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 정부합동감사에서 문학경기장 위탁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이주영·김원진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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