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출산 통해 지역 지탱할 세대
서울·경기로 인구 유출 본격 진행
“미래 꿈꿀 수 있는 일자리 몇 안돼”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고(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랫말이 요즘 들어 가슴 깊이 다가올 1992년생(만 28세)들은 인천의 위대한 자산이다. 인천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를 차지하는 연령은 '베이비붐' 1세대인 1961년생(만 59세·2019년)들이지만 인천 출생자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1992년(4만2840명)이다. 인천 토박이가 열에 하나에 불과했던 '이주민의 도시' 인천이 직할시 승격 11년 만에 인천형 베이비붐을 이룩한 셈이다.

인천지역 역사상 한 해 출생자가 4만명을 넘어섰던 1991년(4만772명), 1992년, 1993년(4만1731명), 1994년(4만1680명), 1995년(4만1246명) '인천 베이비붐 세대'들은 취업과 혼인, 출산까지 도시 발전에서 중요한 지표들을 담당하는 중심축으로 성장했다.

취업과 혼인, 출산, 교육 등 인생 주기와 맞닿아 있는 지역 상권이 앞으로 10년을 대비하려면 인천 베이비붐 세대들 영향력이 필수적이다.

인천 인구는 1992년 210만2146명에서 2019년 292만7320명으로 27년 새 39.3%(82만5174명) 늘어날 동안 출생자는 4만2840명에서 1만8522명으로 56.8%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타 지역 인구 유입을 통한 인천 인구수 확대가 주춤한 상황에서 이런 저출산 이슈는 도시 생존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주민의 도시답게 1991년~1995년생까지 해당 인천 인구는 출생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들 세대가 30살에 가까워지면서 점차 서울이나 경기로 유출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모양새다.

한 예로 '인천 베이비붐 세대'(1991년~1995년생)가 만 15~19세였던 2010년, 도시 간 이동을 살펴보면 만 15~19세가 인천에서 타 지역으로 간 경우(7043명)보다 타 지역에서 인천으로 이사 온 숫자(7159명)가 116명 더 많았다. 저 당시만 하더라도 거의 매년 인천 베이비붐 세대 인구는 출생자 몸집보다 플러스 국면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인천 베이비붐 세대'인 지역 만 25∼29세 가운데 2만997명이 타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반대로 인천으로 전입한 전국 만 25~29세 인구는 1만8598명에 불과하다. 인천 입장에선 이번 연도 10개월 동안 만 25~29세 인구를 2399명 잃은 셈이다.

다른 지역과 인구 이동에서 마이너스 성장세가 없었던 '인천 베이비붐 세대'의 몸집이 앞으로 계속 줄게 되면 지역 원도심부터 젊은 층 인구 감소에 시달려 출산율 하락과 상권 침체 등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인천청년유니온 김민규 위원장은 지역 청년들이 서울·경기로 유출되지 않으려면 그들이 원하는 일자리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김 위원장은 “인천에선 취업률과 고용률 등 관련 지표 상승에 집중한 취업과 창업 정책이 청년 일자리 부문에서 선두에 서고 있다. 산업단지와 공항, 항만과 같은 국내 거대 경제시설이 포진해 있어도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일자리는 인천에 몇 안 된다. 먹고 사는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당연히 주변 지역을 돌아볼 수밖에 없는데, 서울과 경기에선 '행복한 청년'에 대한 고민이 깊다”며 “부산에선 인천보다 앞서 청년 외부 이탈 문제가 불거졌지만,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원도심 상권 침체 등 경제 부문까지 타격을 입었다. 인천은 누구보다도 청년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