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애민정신 깃든 세계문화유산
5.74㎞ 성곽 안팎에 58개 건축물
이성락 작가 어반스케치에 시 묘사

“미려(美麗)함이 적(敵)에게 두려움을 준다”고 말한 정조는 겉모양을 아름답게 하는 것도 적을 방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었다. 정조는 수원 화성을 지을 당시 다산 정약용, 번암 채제공 등 유능한 실학자들과 백방의 석공들을 불러들여 가장 화려하고 아름답게 지어내길 주문했다. 덕분에 수원 화성은 세계가 인정한 최고의 건축 유산으로 자리하게 되면서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 수원 화성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이는 여기 또 한 명 있다. 15년 재등단 이후 시인으로서 길을 걷고 있는 김훈동(사진) 전 대한적십자회장이 지난 10일, 수원 화성의 아름다움을 시와 어반스케치로 펴낸 시화집, '수원 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표지사진)'를 출간했다.

'수원 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는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의 아름다움과 우수함을 널리 알리고 정조의 애민정신, 축성 당시 정조 임금이 했을 고찰 등을 되짚기 위해 성곽 안팎으로 세워진 58개의 건축물에 대한 시문학 도서이다. 특히 전 수원시 복지여성국장과 수원청소년육성재단 상임이사를 역임한 이성락 작가의 어반스케치 작품 58점도 함께 그려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저서 시화집 '수원 화성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는 5.74km 성곽에 세워진 건축물을 사진이 아닌 어반스케치로 그려내고 짧은 시로 묘사한 최초의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시화집이다”며 “224년 전 정조시대를 상상하며 정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수원화성을 축성했을까에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4대 문을 비롯해 암문, 수문, 장대, 노대, 공심돈, 각루, 치성 적대, 포루 등 58개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원에서 나고 자라온 사람으로서 수원의 가치와 문화를 창출해 낸 수원 화성을 소재로 엮은 이번 시화집은 학창시절부터 해 온 문학 활동에 결정체가 됐다. 또 펜화를 그린 이성락 작가 역시 수원의 공직자 출신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작업에 임했고 1년간 의기투합해 출간한 시화집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1년여 기간에 걸쳐 집필한 이번 시화집은 김훈동 전 회장이 직접 성곽 안팎을 돌며 작업 했다. 김 회장은 보다 전문성 있는 저술을 위해 수원 화성과 정조의 어록이 쓰인 도서 20여 권을 섭렵하고 조선시대 건축 양식에 대한 연구도 독파했다.

그는 “물통 하나 들고 5.74km 성곽 안팎을 꼼꼼히 둘러봤다. 100여 차례 수원 화성을 방문했다”며 “수원 화성의 정교함과 아름다움, 현판 하나까지도 공을 들여 지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58개의 건축물 중에서도 '장안문'을 수원 화성에 백미로 꼽았다. 장안문은 수원 화성의 북문으로 정조가 한양에서 출발해 가장 먼저 당도하게 되는 문이며 건축 과정에서 정조가 애정을 가지고 상당한 공을 들여 완성해 낸 건축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임금이 기거하는 건물을 대개 우진각 지붕으로 지어지게 되는데 이 장안문의 지붕 역시 우진각 형태로 쌓아 올렸다. 다른 창룡문이나 화서문, 숭례문의 지붕이 팔작지붕인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정조가 장안문에 애정을 가지고 세운 건물이라는 점이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시화집 출간에 이어 수원 명소가 사진으로 담긴 시집 출간도 계획했다.

김 회장은 “수원 지역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팔달시장이나 지동시장 등을 찾아 사진으로 담고 시로 담아내고 싶은 바람이 있다. 또 이렇게 출간된 도서들이 수원 지역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