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 다함께돌봄센터, 청소년방과후 아카데미 등 아동돌봄 정책은 시행되고 있으나 돌봄공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복지관도 운영되고 있으나 아직 아동은 안전하지 않다. 아이사랑꿈터도 새롭게 시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미추홀구 형제 화재 사건으로 코로나 시기 돌봄공백에 대한 문제에 사회적 관심이 더해졌다. 아동 돌봄공백은 코로나 이전에도 이미 있었던 문제이다. 정부는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으로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간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었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해 아동 중심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빈틈없는 돌봄체계를 완성하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인천시는 과연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의 과정을 얼마나 수행하고 있는가?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2019년 6월 지역돌봄협의체 구성·운영 매뉴얼을 제작 배포했다. 광역돌봄협의체는 부단체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교육청과 돌봄 관련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말한다. 올해 상반기 돌봄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하반기에는 성과 보고회를 진행해야 했다.

기초돌봄협의체는 교육지원청과 유관기관,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고 교육청 소관 시설인 학교,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방과후 아카데미, 다함께돌봄센터 등의 역할을 연계·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돼 있다. 이미 지난해 기초돌봄협의체를 구성하고 광역에서 기초단위 지역돌봄계획을 취합한 다음 광역단위 총괄계획을 작성하여 보건복지부로 제출해야만 했다.

1년이 지났지만 인천은 아직 광역돌봄협의체가 구성돼 있지 않다.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미추홀구, 서구, 계양구에만 만들어져 있다. 아주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지역돌봄협의체가 필요하다.

또한 광역·기초 돌봄협의체만이 아니라 아이들이 머무는 동 단위의 지역돌봄협의체도 구성돼야 한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돌봄체계는 동 단위, 마을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지역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구조이기도 하다. 동 단위 협의체에는 행정복지센터, 학교 교육복지사, 학부모들이 함께 들어가야 한다.

코로나 시기 긴급돌봄이 시행되고, 등교수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학교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제기되기도 했다. 학교는 수업만을 위해서 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돌봄공백'으로 인한 정책의 실행에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한 논의 주제는 '돌봄의 주체가 학교냐 지자체냐'가 아니라, 아동돌봄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먼저 아닐까?

또한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을 입으로만 되뇌는 것이 아니라 정말 아이들과 부모의 입장에서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추홀구 형제 사건의 비단 아동방임의 문제만은 아니다. 아이를 혼자 키우기 어려운 조건에 있는 양육자에게 우리 사회는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가? 물론 재정적 지원도 중요하다. 그러나 관계적 지원이 이루어질 때 더 안정적일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 속 긴급돌봄시기를 살아내면서 양육자와 돌봄수행자, 아이들 모두 힘든 시기를 보냈고 지금도 그 힘듦은 계속되고 있다. 아동돌봄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더 촘촘하고 다차원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조선희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 colum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