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직주일체 '마치야' 목조주택
단독형과 연립형 '나가야'로 분류
일제 치하 적산가옥, 시민의 자산

개항장 일대를 떠돌며 적산가옥을 비롯한 오래된 건축물들을 둘러보며 건물의 용도와 특징들을 살펴봅니다. 개항장은 물론, 중구 일대에 눈길이 가는 멋진 건축물이 많습니다. 저는 눈에 띄는 멋진 건축물 말고 우리가 개항장에서 흔히 보는 건축물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개항장 일대를 걷다보면 거리엔 2층 기와집 목조 주택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데, 마치 일본의 전형적인 도시 경관처럼 보입니다. 개항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 계획구역이기에 동네가 격자 모양으로 도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건물 외벽의 색이나 벽돌과 타일이 모두 다르지만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골목 양쪽을 장식합니다. 길과 맞닿은 이 건물들은 우리나라 고유의 건축 양식이 아닌 일본의 '마치야'형식의 목조주택 건물입니다.

단골 식당에 들어가 내부 사진을 담아봤습니다. 양 폭은 좁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쪽으로 깊고 긴 형태를 띠고 있고, 오른쪽에 보이는 철문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필요에 의해 설치하다 보니 건물마다 2층 계단 문의 유무는 차이가 있습니다. '마치야'는 상인이나 기술자들이 살면서 일도 하고 거주도 하던 '직주일체(職住一體)' 도시형 주택입니다. '마치야'는 위 사진처럼 단독형이 있고 이외에 연립형이 있습니다. 사진 속 건물처럼 한 지붕 아래에 4가구가 들어선 연립형 마치야가 있습니다. 벽 하나를 두고 가구를 분리하는데, 멀리서 찍은 사진을 보면 가로로 넓게 펼쳐져 있는 지붕이 보입니다. 한 동의 건물을 몇 개 집으로 나눈 연립형식을 '나가야'라고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저 건물의 소유 또한 한 건물에 네 가구가 살고 있으니 등록도 네 개가 되어 있다는 점이 당연하면서도 참 신기합니다.

평소 무심코 지나치고 들어갔던 개항장의 건물들에 역사와 재미가 담겨있었습니다. 오후 내내 가만히 서서 건물들을 바라보니 시간도 모르고 해가 저물었습니다. 일제 치하의 잔재인 적산가옥, 근현대 건축 과도기에 지어진 멋진 건물들. 이 또한 모든 것이 역사이고 문화이며 우리 인천시민의 자산입니다. 오래된 것은 낡은 것, 새것은 멋진 것이 아니고, 창조도 중요하지만 보존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이 곳.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시간 여행이 가능한 곳. 문화역사적 건축자산의 의미가 삶과 속에서 공존하는 곳. 이 곳은 인천 중구 개항장입니다.

▲ /제2기 시민기자단 이주형/도시재생센터 시민기자단 블로그 blog.naver.com/iurc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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