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휴, 24일까지
우정아 개인전 'LOFT : …'

바느질로 이어 붙인 천 속으로
바람 주입…세월의 변화 보여줘
▲ 우정아 작 '무제'. /사진제공=아트스페이스 휴

마치 구름 속을 헤집는듯하다. 바느질로 이어 붙인 수십장의 천 조각은 곧 부풀어 올라 관객들을 감싸 안고는 '내 품에서 쉬라며' 토닥인다.

아트스페이스 휴가 오는 24일까지 우정아 개인전, 'LOFT:BREATH'를 개최한다. 우정아 개인전 'LOFT:BREATH'는 커다랗게 부풀어져 부유하는 하얀 천 속을 로프트로 정의하고 관객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설치한 관객 참여형 전시이다.

관객들은 로프트 안에서 구불구불한 내부의 형태를 볼 수도 있고, 외부에서 보면 인공 자연을 만든 크리스토와 잔느 클로드의 대지 미술처럼 오브제 자체로도 기능한다. 로프트의 작업 과정은 약 30분의 1로 축소한 모형을 제작하고 수십장의 천 조각을 바느질로 이어 붙여 구름처럼 뭉실뭉실 형태를 만드는데 전부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작가는 로프트가 놓이게 될 장소의 의미와 상황에 따라 다른 로프트를 제작하는데 한강공원, 서울시청 앞 광장, 마로니에 공원, 대학 건물 안 등 로프트가 놓인 곳은 어디에서나 쉬어 갈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된다. 얇은 천을 사이에 두고 안과 밖, 예술과 현실의 경계가 만들어지는 신기루 같은 이 작품은 바람을 넣어 부풀리면 40평에 가까운 거대한 크기의 공간이 만들어지고 바람을 빼면 금세 한 줌의 천으로 돌아온다. 가방에 넣어 어디로든 쉽게 이동 가능한 '세상 가장 작은 건축물'이 되는 셈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간 지속해온 관객 참여형 로프트와는 다른 방식의 작업을 시도한다. 계속해서 바람을 주입해 형태를 유지하던 로프트가 아닌, 온-오프를 조절해 마치 숨을 쉬듯 시간에 따른 변화와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사람의 얼굴 형상을 한 로프트는 들숨 날숨에 따라 주름의 움직임을 만들며 생명과 죽음의 경계까지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번 개인전을 준비한 우정아 작가는 숙명여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알프레드대학 조소과, 시카고 예술 대학 조소과 (MFA)를 졸업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뉴욕(호넬), 디트로이트, 시카고, 캔사스시티 등지의 빈민 지역에서 관객참여형 인형극을 진행했다. 귀국 후 2018년 문화비축기지, 마로니에 공원, 2017년 서울시청 앞 광장 등지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