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선 포천 연장과 관련해 포천시가 시끄럽다. 그동안 소식을 전혀 몰랐던 시민들이 경기도가 '8량 직결'을 '4량 셔틀'로 변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지난 10일 열린 주민공청회에서 도를 원망하는 피켓시위와 함께 행사장을 점거하는 소동까지 벌였다.

그런데 문제는 공청회가 무산된 이후다. 다음날(11일) 도와 이재명 지사가 공청회 무산에 따른 입장을 밝히면서다. 도와 이 지사는 포천시에서 보낸 공문(11월20일)까지 공개했다. 사실 공문은 쉽게 공개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공문을 공개한 데는 이유가 있을 듯하다. 결론은 포천시가 거짓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렸고, 이 사실은 모두 거짓으로 확인된 것이다. 현재 공문은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다. 한마디로 포천시가 망신을 당한 꼴이다.

7호선 포천 연장은 2019년 1월29일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받았다. 그해 겨울, 1만3000여명의 시민이 광화문에서 삭발투쟁과 눈물로 호소해 얻어낸 값진 선물이다. 언제 개통될지 모르지만, 시민들은 철도를 타고 서울로 가는 꿈을 꾼다. 그만큼 철도 개통에 대한 희망이 간절해서다. 하지만 예타 면제 이후 시민들은 7호선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아서다. 정치권은 아예 관심도 없었다. 이러는 동안 양주와 포천은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시는 7호선 도봉산∼포천 연장 사업에 대해 직결운행을 반대해왔다. 도봉산∼옥정 연장도 장암역에서 환승할 것을 요구했다. 이유는 안정성 등의 문제였다. 그러자 양주시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정성호 국회의원을 포함해 정치권이 서울시 등을 찾아가 해결책을 찾는 데 분주했다. 한번이 아닌 수차례다. 결국 이 문제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서 표결 끝에 6대 3의 결과를 얻어 양주까지 연장됐다. 1년이 걸렸다. 기다리지 않은 결과다.

양주시가 해결한 문제는 또 있다. 옥정∼포천 연장도 군부대라는 걸림돌이 있었다. 포천까지 잇는 구간에 군부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장기간 표류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양주시는 국방부 등을 찾아가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적극 나섰다. 이 문제는 지금 모두 해결된 상태다.

이처럼 양주시가 해결책을 찾는 동안 포천시는 그러지 않았다. 포천시민의 숙원인데도 지역 정치권은 침묵했다. 심지어 도와 양주·포천 등 관계자들이 9차례에 걸쳐 회의한 내용조차 공개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을 왜곡하기까지 했다. 이런 이유로 포천시민은 이용당하기까지 했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정성호 의원은 공청회가 취소된 데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7호선 포천 연장에 대해 포천시민들이 내용을 잘 모른다. 이재명 지사가 도민을 위한 일인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서울시가 반대해서 4량 셔틀 운행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지역 정치인들이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발로 뛰며 해결해야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누가 해결해 주냐”고 지적했다.

이어 “도와 지사를 욕할 게 아니다. 포천 연장은 B/C가 0.5도 나오지 않는다”라며 ”시작이 중요하다. 정권이 바뀌면 언제 될지 모른다. 시와 정치권, 시민 모두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서울시 문제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맞는 말이다. 정부가 예타 면제를 했다고 사업이 끝난 게 아니다. 포천시민의 숙원이라면 정치권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7호선 포천 개통은 언제 될지 모른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제발 포천시민을 위해 정치권이 하나가 돼 발로 뛰어주길 바란다.

/이광덕 경기북부취재본부 부장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