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13일 1030명에 달했다. 지난 1월20일 국내에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최다로, 우려했지만 설마했던 1000명대가 현실화된 것이다. 9~11일은 600명대였으나, 700∼800명대를 건너뛰고 12일 950명을 기록하더니 다시 하루만에 1000명을 넘어섰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폭발적인 증가세다

주요 감염지역인 수도권의 방역단계가 20일만에 3차례나(11월19일 1.5단계, 24일 2단계, 12월8일 2.5단계) 격상됐음에도 효과를 전혀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여러 분석이 있지만, 우선 1년 가까이 지속되는 거리두기에 국민들의 경계심이 약화됐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중단되는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오후 7~9시에 손님들이 몰려 밀집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게다가 일부 젊은층은 지방으로 가서 연말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강원도 춘천•양양의 경우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전년 대비 23% 늘었다. 방역당국은 “이 시기에 지방 원정 모임을 갖는 것은 '바이러스 원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거리두기는 장소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이지 말라'는 것이 본질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충분한 병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확진자 급증으로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이 한계에 달하면서 대응체계가 사실상 붕괴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의료자원을 총동원해서라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무작정 대기하는 확진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모든 공공병원의 가용 병상을 활용하고, 그동안 코로나 대응에 소극적이있던 민간병원의 협력도 이끌어내야 한다.

정세균 총리는 “현재의 확산세를 꺾지 못한다면 3단계로의 격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면서도 “경제적, 사회적 타격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지금 단계에서 확산세를 반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거의 모든 것이 멈추는 3단계는 국민들도, 정부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일상이 유지돼 거리두기에 한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일상을 포기하라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더 이상 방역단계 격상없이 저지선을 유지하려면 다시 한번 시민의식을 강조하는 수밖에 없다. 절제의 시간을 긴 호흡으로 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