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인천 남동을

인천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관문도시이다. 동북아에서 손꼽히는 국제공항과 항만시설을 갖추고 있고 수도 서울과 인접해 있으며 산업단지 또한 넓게 분포해 있다. 경제자유구역 개발로 산업화 시대 대도시 다수가 겪는 쇠퇴 현상을 극복하고 미래에도 역내 부가가치 창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비록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미 인천은 육·해·공 여객·물류와 산업 인프라에 있어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가도를 예약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의 미래 성장동력을 논함에 있어 금융이 상대적으로 간과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뉴욕, 런던, 프랑크푸르트, 홍콩, 싱가포르 같은 관문도시는 인재와 물자가 모이고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정보와 자본이 집적된 금융중심지로 성장했다.

인천이 이들 세계적인 대도시와 같은 성장궤도를 타게 된다면 머지않아 동북아 금융 허브의 역할을 기대받게 될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서울과 부산을 금융 중심지로 선정하고 육성 전략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인천의 입장에서는 인접한 서울이 금융 중심지라는 점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최근 대전환의 중대 기로에 직면한 국내 금융산업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적절히 대비한다면 인천 또한 중국 베이징에 인접한 톈진이 금융특구로 주목받 듯 새로운 금융 중심지 혹은 금융특구로서 충분히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우선 우리 자본시장의 성장에 따른 전략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우리는 오랜 기간 자본수입국이었지만 이제는 풍부한 자본을 보유하고 이를 해외에 투자하는 자본수출국으로 전환 중이다.

기존 금융 중심지 전략이 주로 해외의 자본과 금융회사들을 유치하는 '인바운드 전략'에 기반했다면 앞으로는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 모색에 따른 '아웃바운드 전략'의 전초기지 또한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분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서울보다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선 H금융그룹 금융타운이 이러한 예상을 입증해주고 있다. 여기에 북방경제까지 현실로 도래할 경우 아웃바운드 전초기지로서 인천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T) 간 융합의 산물인 핀테크 혁신과 금융의 디지털 전환 추세 확산을 고려해야 한다. 인천은 IT분야보다는 전통적인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더욱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다. 하지만 치솟는 서울 도심의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 상승 그리고 IT·핀테크 업계의 비대면·유연 근무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주거와 교통 여건이 개선된 인접한 인천으로 IT·핀테크 기업 다수를 유치할 유인이 높아질 것이다. 여기에 해외 주요 빅테크사들을 유치할 경우 국내 IT·핀테크 기업들과의 시너지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러한 가능성은 정부와 인천시의 정책적 노력이 더해져야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천보다 지리경제적 입지가 훨씬 열악한 지역도 금융산업 육성과 금융기관 유치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 눈에 밟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