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영 사회부기자

본격적인 추위가 다가오자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연시 이웃돕기 캠페인의 시작을 알리는 사랑의 온도탑에 불이 켜졌다.

1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일상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웃돕기 캠페인에도 그 여파가 불어닥쳐 예년과 같은 모금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캠페인 주최인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1월 말에 해오던 캠페인 출범식을 12월로 늦췄다. 모금 목표액도 지난해 캠페인 모금액의 85% 수준으로 낮게 잡았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더해져 시민들의 모금 동참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캠페인 때마다 높은 모금 실적을 기록하며 나눔도시의 위상을 증명했던 인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목표액은 낮은 수준이지만 달성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기업들은 올 초 코로나19 특별모금을 통해 1년간 써야 할 기부 예산을 미리 소진했고 캠페인에 적극 동참할 만큼 사정도 좋지 않다.

11월 초부터 동절기 대비에 나서는 인천연탄은행은 이미 코로나19로 인한 기부한파를 체감하고 있다. 평소 이맘때면 각종 단체와 기업에서 연탄배달봉사에 동참하느라 지역 곳곳이 북적거려야 하지만 올해는 조용하다. 감염 우려 때문에 다수가 모이는 활동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연탄은행에서 올 하반기 들어 진행한 연탄배달봉사는 손에 꼽히는 수준이다. 연탄창고 비축량도 연탄을 사용하는 모든 세대에 충분히 배달하기에 한참 모자라다.

유례없는 상황에 연탄 배달을 기다리는 홀몸 어르신들이 연탄은행으로 전화를 해오고 있다고 한다. 연탄을 사용하는 세대는 주로 고령층으로 추운 날씨에 더욱 취약하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껴 있는 겨울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기 좋은 시기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탓에 기부와 나눔을 통해 따뜻함을 전달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나빠졌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단체에서 이웃돕기 캠페인에 성금을 쾌척했다는 소식은 들려오고 있다. 모두가 힘든 시기이기에 기부 소식은 더욱 따뜻하게 다가온다.

매년 추위와 함께 기부한파를 우려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불러온 기부한파 탓에 취약계층의 겨울은 더욱 혹독할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이웃을 향한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