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캠프 시어즈' 민간업자 개발 중 찌꺼기 발견
군 정화 마무리 불구 재처리 비용만 100억원대 추산
시 중재, 이견차 국방부와 '공동정화' 행정 명령 가닥
의정부 반환미군기지 캠프 시어즈. /연합뉴스 자료사진
의정부 반환미군기지 캠프 시어즈.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간사업자가 개발 중인 의정부시 내 한 반환미군기지의 토양 일부가 기준치의 12배가 넘게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정화 비용만 100억 원대로 추산됐다.

의정부시는 정화 책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자 국방부와 민간사업자가 공동으로 정화하는 행정 명령을 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7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캠프 시어즈는 1960년대 유류 탱크 9기가 설치돼 경기북부 미군기지에 기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 왔다.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2007년 우리 측에 반환된 뒤 국방부가 관리했다.

국방부는 2013년부터 올해 초까지 오염된 토양을 정화한 뒤 민간사업자인 나리벡시티개발㈜에 매각했다.

이 업체는 캠프 시어즈 부지 7만5천㎡에 미래직업체험시설과 호텔, 아파트 등을 조성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땅을 파던 중 곳곳에서 기름 찌꺼기가 발견됐다.

이미 토양오염 정화가 마무리된 만큼 암반층 사이에 있던 기름이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업체는 전문기관에 의뢰, 한 달가량 토양 266개 지점과 지하수 3개 지점을 조사했다.

그 결과 토양 일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최대 6505㎎/㎏ 검출됐다. 기준치인 500㎎/㎏의 12배가 넘는 수치다.

TPH는 휘발유 계통이 함유된 성분으로, 인체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질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수 시료 일부에서도 TPH가 3.9㎎/ℓ 검출됐으며 이 역시 정화기준인 1.5㎎/ℓ를 넘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암반층 오염까지 정화할 책임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토양환경보전법은 토양 오염에 대해서만 정화하도록 정하고 있다. 암반은 법조문에 명시되지 않아 정화 대상 포함 여부를 놓고 해석이 다양하다.

이 때문에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민철(의정부을) 의원은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과 '토양환경보전법' 등 2개 법안의 개정안을 발의, 암반을 정화 대상에 포함하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캠프 시어즈의 경우 일반 암반이 아니라 강도가 약한 풍화암으로 토양에 속해 정화 책임이 국방부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재에 나선 의정부시는 공동 정화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염 정화 비용은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공사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민간사업자가 먼저 오염을 정화한 뒤 비용 절반을 국방부에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국방부와 사업자가 입장 차이를 보이는 만큼 8일까지 공식 의견을 받은 뒤 행정 명령을 내릴 것"이라며 "가급적 빨리 토양오염을 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정부=김은섭 기자 kim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