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 박두성 선생 점자 육필 원고 등
총 48점…시각장애 유산 등록 첫사례
▲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송암 박두성 선생의 한글점자(왼쪽부터), 제판기, 점자 타자기. /사진제공=문화재청

인천 출신인 송암 박두성(1888~1963) 선생이 반포한 한글점자 '훈맹정음' 설명서와 제판기 등 관련 유물이 국가등록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보급 유물과 점자표, 해설 원고 등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고 6일 밝혔다.

훈맹정음은 박두성 선생이 1926년 11월4일 반포한 국내 최초 6점씩 점자다. 일제강점기 시각장애인들이 한글과 같은 원리로 글자를 익히도록 한 고유 문자체계다.

국가등록문화재 제800-1호로 등록된 훈맹정음 제작·보급 유물은 한글점자, 제판기, 점자 타자기 등 총 8건 48점이다. 훈맹정음 사용법에 대한 원고와 한글점자 제작·보급을 위한 기록·기구들이다.

국가등록문화재 제800-2호가 된 훈맹정음 점자표와 해설 원고는 7건 14점이다. 한글점자 육필 원고본 등 한글점자 유래, 작성 원리, 구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유물이다. 문화재청은 이들 유물이 “훈맹정음이 창안돼 실제로 사용되기 이전까지의 과정을 제시하고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당시 한글을 익히게 되는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인천시 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가 소유·관리하는 훈맹정음 관련 유물은 미추홀구 송암박두성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에서 2022년 개관할 예정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 '훈맹정음 상설 전시관'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문화유산이 국가등록문화재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으로 보수·정비 등 체계적 보존과 관리를 위한 국비 지원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