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주족도리풀(Asarum heterotropoides var. mandshuricum (Maxim.) Kitag.)

꽃의 모양이 신부가 머리에 쓰는 족두리를 닮았다고 해서 '족도리풀'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국어사전에는 '족두리풀'로 표기되어 있다. 식물학계에서 정명으로 쓰는 이름이지만 맞춤법에는 맞지 않는 셈이다. 식물이름의 유래는 민간에서 부르던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때문에 맞춤법에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지방의 사투리가 섞여 있으면 의미조차 정확히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옳고 그르다는 이분법보다 숨어 있는 속뜻을 살피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지금의 식물이름 상당수는 1937년 발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도감 '조선식물향명집'을 따르고 있다. 이 책은 저자들이 전국 곳곳을 다니면 조사한 식물명과 고문헌에 수록된 이름을 찾아 체계적으로 분류한 것이다. 또 하나 한방에서 유용한 약재로 쓰이는 세신(細辛)은 이 족도리풀의 뿌리를 말린 것이다. 매운 맛을 가진, 가는 뿌리에서 유래했다. 이른 봄, 산에서 만나는 족도리풀은 그저 반갑고 기쁜 꽃이다.

/사진·글=이신덕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