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고양시의회.

고양시의회가 2021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마른 장작을 도끼로 찍는 영상을 틀어줘 논란이 일고 있다.

고양시 공무원들은 해당 영상이 '내년도 주요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냐'며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3일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2일 오후 교육문화국 예산 심사에 앞서 나무 장작을 쪼개는 10~15초 분량의 영상을 틀었다.

해당 영상은 기획위 위원들이 당일 점심을 먹은 식당에서 A의원이 도끼로 장작을 내리치자 한 번에 둘로 쪼개지는 장면이었다.

영상과 함께 기획위 일부 위원은 장작이 쪼개질 때마다 '반값등록금 날아가네', 'WT(세계태권도연맹) 예산 날아가네'라는 비아냥 섞인 말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시청 내부에서는 시가 제출한 고양시 대학생 본인부담 등록금 지원 조례안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등 관련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냐며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심사에 참석한 B직원은 “이것은 공무원의 자존심을 건드리고 조롱하는 행위”라며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이런 모멸감은 처음 느꼈다. 그동안의 공직 생활에 회의가 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기획위 위원들은 예산 심사 전에 장난삼아 웃자고 튼 영상으로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기획위 C위원은 “점심 후 위원들과 다 같이 보자고 튼 영상으로, 아무 의미도 없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의원들이 공무원의 사기를 꺾고 있다. 장난이라고 해도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며 “모든 걸 떠나 의원들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고양=김재영·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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