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이 공사장…안전까지 위협하는 등·하굣길

학생 수 크게 감소한 10개 초교의 학구
도시정비 등 주거환경 열악한 반면
학생수 증가율 상위 10개교 학구 대부분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낀 정비된 모습

국공립 어린이집도 편중 … 보육 질도 차이

인천 내 230개 초등학교(강화·옹진 제외) 중 10년 전 대비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든 10개교를 학구(學區)로 둔 지역에서 두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오래된 저층 연립·단독주택단지와 1980~90년대 만들어진 노후 아파트촌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또 주차장이 부족해 골목 곳곳으로 삐져나온 차량들은 보행자를 위협하고, 공원이나 녹지 하나 찾기 힘든 도시 환경이다.

10개교 중 3개 학교를 뺀 모든 학구 내에서는 현재 도시개발이나 도시정비 사업이 진행 중이다. 학생 수 감소 문제가 해당 지역의 주거환경·공공인프라 부족과 별개가 아님을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신입생 감소율 4위를 기록한 미추홀구 연학초등학교 학구 내에는 총 4건(우진A재건축·학익4재개발·학익2재개발·주안3재개발)의 도시정비 사업이, 감소율 6위인 부평구 산곡초등학교 학구 안에서 역시 4건(산곡2-1재개발·산곡2-2재개발·산곡3재개발·산곡재개발)의 도시정비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학생 수 증가율 상위 10개교를 학구로 둔 지역들은 잘 짜인 바둑판 같은 도시 형태를 갖추고 있고, 비교적 최근인 10년 안팎에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을 끼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주택 연령 차이만 나는 것이 아니다. 공공 인프라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신입생 증감률 상·하위 10개교 학구 중 인구 수와 비율이 비슷한 두 지역의 보육 인프라를 비교해 보니 어린이집 수가 2배 넘게 차이 났다.

입학생 감소율 2위인 서구 심곡초등학교 학구 연희동은 올 10월 기준 4만1450명이 거주, 서구 전체 인구 54만2982명의 7.6%다. 만 0~5세 아동은 1307명, 학구 내 어린이집은 3곳이다.

입학생 증가율 8위를 기록한 남동구 만월초등학교. 구월1동에서 만월초 학구에 해당하는 지역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전후로 이뤄진 구월공공주택지구 계획에 따라 생겼다.

이 곳 학구 내에는 어린이집 7곳 있다. 구월1동 인구는 3만286명, 남동구 전체 인구 52만7080명의 6.1%며 만 0~5세 인구는 1643명으로 연희동과 규모가 비슷하다.

두 지역 보육시설은 '양' 뿐 아니라 '질'에서도 차이가 난다. 서구 연희동 어린이집 3곳 중 2곳은 민간어린이집, 1곳은 가정어린이집이다.

반면 남동구 구월1동 어린이집 7곳 중 5곳은 국·공립이고 2곳만 가정어린이집이다. 학부모들은 민간·가정어린이집보다 국·공립어린이집을 더 선호한다. 유치원 역시 연희동에는 사립 1곳밖에 없지만, 구월1동에는 공립만 2곳이다.

부평구 산곡초에 다니는 자녀를 둔 정모(42·여)씨는 “재개발 때문에 주변이 온통 공사판이고 음침해 매일 등하교길 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고 있다”며 “제대로 된 공원도 하나 없을 만큼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 경제적인 여건만 받쳐준다며 여기 사려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 기자 chuk@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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