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간 인천지역에서 모두 73개 초등학교가 문을 닫았다. 1960~70년대에 단 두 곳에 불과하던 폐교는 1980년 이후 급증한다. 1980년에 들어선 전두환 정권이 학교 유지를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면서 산업화•도시화 영향으로 학생 수가 줄어드는 지역은 폐교를 피할 길이 없었다. 인천지역 폐교는 섬에 쏠렸다. 73개 폐교 중 강화군•옹진군 섬에 있던 초등학교가 60개에 달한다. 또 중구에서 폐교된 8개교 중 7개가 섬에 있던 학교다.

최근에는 옹진군 승봉도에 있는 승봉분교와 소청도에 자리잡은 소청분교 폐교가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두 분교가 최근 1~2년 동안 신입생이 없었던 데다, 향후 5년 동안 입학할 학생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폐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승봉분교는 지난해과 올해, 소청분교는 올해 신입생이 없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폐교를 반대하고 있다. 정 학교 운영이 어렵다면 폐교보다는 휴교를 통해 학교 형태는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단 학교가 없어지면 다시 들어서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민들의 주장이 상당히 타당하다.

시교육청은 앞으로도 이들 지역에 신입생이 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단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장담하는가. 근래 들어 TV 등에서 섬 관련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면서 섬 살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승봉도에 유입된 사람은 2018년 14명, 2019년 23명, 올들어 21명에 달한다.

승봉도가 육지에서 배로 한 시간 거리인 데다,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입인구 가운데 취학연령 자녀를 둔 주민은 아직 없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학교가 사라질 경우 젊은 부부들이 섬에 들어오길 꺼리게 될 것이라며 폐교 유예를 주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폐교는 옹진군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섬지역 인구유입 정책에도 어긋난다. 지역사회에서 학교는 단순한 교육공간이 아니라, 공동체 유지를 위한 구심적 역할을 한다. 외부와 단절된 섬에서는 더욱 그렇다. 교육청이 이러한 점을 모른다면 무지를 탓해야 하겠지만, 알면서도 폐교를 단행한다면 '근시안', '맹목'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