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진행된 발굴조사 결과
집수지 시설·목기 등 1429점 발견
▲ 양주시가 양주대모산성 발굴조사를 통해 출토한 목기류. /사진제공=양주시
양주시가 추진하는 양주대모산성 발굴조사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동안 성벽 축조방식과 집수지(集水池, 물 보관 시설)를 발견한 데 이어 여러 형태의 목기류 등 유물을 발굴해서다.

29일 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양주대모산성(백석읍 방성리)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산성은 삼국시대 축성된 산성으로 2013년 6월21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26호로 지정됐다. 대모산(해발 212m) 정상부를 두른 테뫼식 석축산성으로, 둘레 726m, 내부 면적 5만7742㎡ 규모다. 축성 시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곳은 군사 요충지로 한강과 임진강 유역 진출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나당전쟁(670~676년) 때 연천 대전리산성과 함께 중요한 격전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1980∼1998년 7차례에 걸쳐 발굴조사를 했다. 이를 통해 건물지 11곳, 지문 3곳, 토기류 유물 1359점을 확인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측량기술 미흡으로 발굴위치가 도면화 돼 있지 않아 정확한 위치를 규명할 수 없었다.

이에 시는 2018년 6월부터 유적의 성격과 성곽의 정비자료 확보를 위해 연차별로 발굴조사에 나섰다.

발굴조사는 기호문화재연구원이 맡았다. 8∼10차 사업비 13억5380만원을 투입했다. 그 결과, 8∼9차 발굴조사에서 우물지 1기, 성벽 3기, 유구 38기, 토기편, 철촉 등 유물 1429점을 출토했다.

올해(10차)는 성문 흔적(문지)인 동문터와 서문터 주변에서 동성벽과 서성벽, 집수지 시설이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집수지에서 낙죽기법으로 글자가 새겨진 목부재를 포함해 나무 숟가락, 목제 그릇, 도구형 목기 등을 발견했다. 목재부 표면에 새겨진 글자는 세로방향으로 2열이 남아있으나, 훼손이 심해 글자의 내용은 판독이 어려웠다.

시는 출토된 유물에 대해 고고학적·자연과학적 분석을 한 후 다른 유적 출토품과 비교·검토를 통해 목기류의 명확한 기능과 성격을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낙죽기법으로 글자가 새겨진 목재부는 지금까지 확인된 목간, 묵서가 아닌 다른 방식인 만큼 고대 문자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3년간 진행한 발굴조사를 통해 집수지, 성벽, 목기류 유물 등을 발견했다. 삼국시대 양주지역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종합정비 계획을 세워 발굴조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양주시의 정체성을 밝히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양주=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