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세 예측에는 동의
감염의 고리가 더 다양해지고
발병 지역 점점 넓어지면서
방역당국 전파속도 못 따라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를 기록한 26일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를 기록한 26일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나 감염병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이어진다는 예측에는 동의했다.

감염의 고리가 더 다양해지고 발병 지역도 점점 넓어지면서 방역당국의 추적 속도가 전파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와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는 이견을 보였다. 거리두기 2.5단계 상향 기준은 전국의 1주일 단위 하루평균 확진자가 400~500명을 나타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포함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26일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이 1차 유행(2∼3월 대구·경북 중심)과 2차 유행(8∼9월 수도권 중심)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 급증은 예견됐던 결과”라며 “1·2차 유행때는 한정된 지역에서 한두 군데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연이어 관련 감염이 나왔기에 역학조사로 추적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동시다발적 감염으로 인해 역학조사가 쫓아갈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의 코로나19 유행은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라며 “일단 계절적으로도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환경이고 만약 방역 대응 및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 된다면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조기에 꺾기 위한 대책으로는 거리두기 전국 2단계 격상 등을 포함한 무증상자를 포함한 진단 검사 대폭 확대, 일반 시민들의 모임·행사 자제 등 사회적 활동 축소 등을 제안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모델링 분석에 따르면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이상까지도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방역당국이 계속할 수 있는 것은 검사 범위를 넓히는 것인데 이제는 증상이 없어도 원하면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지역사회 내 잠재된 감염인 잔존 감염량이 계속 누적되면서 확산으로 이어졌다”며 “현재 수도권 중심으로만 상황을 보고 있는데 다른 지역도 환자 규모나 조건이 격상 단계에 충족되는지 전국적으로 2단계로 높여 다 같이 방역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전국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조치의 효과와 환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며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수도권 중심의 유행이 급속도로 번져간다는 상황 인식에는 변함이 없지만, 오늘 하루 가지고 2.5단계를 말하는 것은 기준상으로도 맞지 않고, 2단계 격상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아 이른 감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수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한 이유가 새로운 집단감염이 속출했기 때문인데 이러한 추이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거리두기 단계 조정이 확진자 감소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10일에서 14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점도 있다.

손 반장은 “(거리두기 단계 격상은) 수도권 추이를 더 지켜본 뒤 판단할 상황”이라며 “8월 수도권 유행 당시에도 서울·경기의 2단계 격상이 이뤄진 8월 16일 이후 12일 뒤인 28일부터 뚜렷하게 환자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거리두기에 따른 확산 차단 효과는 다음주 정도부터 나타날 것이라 예측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민의 거리두기 협조를 독려하고, 역학조사를 통해 추가 확진자를 가려내는 데 집중돼 있다.

또 국민이 거리두기에 협조하고 있다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

중수본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단계가 격상된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행동 변화와 시설 운영자들의 협조를 통해 감염자와 접촉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력 지원 등을 차질없이 진행해 감염자를 계속 찾아내 격리하는 것이 효과적 대책”이라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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