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우산 비닐 여전히 사용 중
경기도청 전경. /사진출처=경기도청 홈페이지
경기도청 전경. /사진출처=경기도청 홈페이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이 일회용품 줄이기 정책에 소극적이다.

도와 도의회가 일회용품 사용 저감 지원 조례를 제정해 저감 정책을 펴고 있으나, 대다수 공공기관이 여전히 일회용 컵과 우산 비닐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의지 부족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6일 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경기도 일회용품 사용 저감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공공기관이 도의 일회용품 사용 저감 계획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라(2조)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공공기관장이 일회용 우산 비닐 커버 사용을 제한하라(5조의 2)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주택도시공사와 경기복지재단 등 대다수 공공기관이 이를 따르지 않는다.

도가 최근 조사한 2020년 상반기 공공기관 일회용품 사용 실태 결과를 보면, 27개 공공기관의 일회용 컵 비치율은 지난해 하반기 38%에서 올 상반기엔 44%로 늘었다.

경기주택도시공사 등 22개 공공기관은 올 상반기에 일회용품 구매에 총 1549만3000원을 썼다.

이 중 다량 구매 공공기관은 경기주택도시공사(478만900원), 경기복지재단(378만1000원), 킨텍스(90만원)다. 3개 공공기관의 일회용품 구매 금액이 전체 공공기관의 61%를 차지한다.

우산 비닐 커버 사용 실태는 더 심각하다.

킨텍스는 무려 7만8000장을 사용했다. 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2만500장을, 경기도의료원 수원·이천·파주병원도 총 6000장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킨텍스 등 공공기관 13곳에서 운영 중인 34개 카페는 일회용 종이컵 24만7000개, 플라스틱 컵 26만8000개, 플라스틱 빨대 2만7000개를 사용하는 중이다.

연간 사용하는 일회용품이 무려 52만개에 이른다는 얘기다.

공공기관은 코로나19를 이유도 든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외부에서 오는 민원인들이 일회용 컵을 찾는다. 머그잔 등을 제공하면 되레 항의를 받는다”며 “부서별 직원들은 거의 개인 텀블러 등을 쓴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도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때보다 일회용품 사용이 늘었다”며 “앞으로 공공기관이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도록 더 힘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공공기관의 의지 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경기도 신용보증재단과 경기평택항만공사, 한국도자재단과 경기도 평생교육진흥원 등 5개 공공기관은 상반기에 일회용품을 아예 구매하지 않았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