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전후 여주지역 민간인 희생과 학살의 현장을 직접 목격한 증인들의 구술과 생생한 증언, 문헌 조사를 바탕으로 엮어낸 백서가 발간됐다.

이 백서는 경기도 내 지자체 최초 지역 현대사를 구술사를 토대로 재조명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여주시유족회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9월까지 대부분 80세 이상 고령인 122명의 구술자를 통해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증언채록사업을 마무리하고 ‘짧은 전쟁 긴 아픔’이라는 통합 백서를 발간했다고 25일 밝혔다.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인권평화연구소 신기철 소장과 여주시유족회 이인수 사무국장이 함께 엮어낸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돼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과 분단시대의 여주지역 상황과 일제와 미군에 의한 수탈, 전쟁 발발 이후 민간인 희생과 학살 현장, 전쟁 이후로 이어진 참혹한 기억의 트라우마와 스트레스까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역사적 진실을 담았다.

이인수 사무국장은 “상당 부분 지역에는 유족들이 거의 살고 있지 않아 마을을 샅샅이 뒤져야 증언자를 만날 수 있었다. 마음을 열지 못하는 어르신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구술인들은 적극적으로 기억하려고 노력했다”며 “사람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런 참상이 발생하게 된 경위를 재구성하고 이유를 설명하려는 노력은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여주시유족회는 올해 백서 발간과 함께 여주시 하동 양섬에 희생자 명각비와 함께 평화공원을 조성했으며, 2021년에는 평화 그림책 제작과 인형극 공연 등을 통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평화교육을 전달할 계획이다.

‘짧은 전쟁 긴 아픔’은 각 학교, 교육기관, 사회단체, 도서관, 전국 유족 관련 단체에 배포할 예정이다.

/여주=홍성용 기자 syh224@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