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 중 하나
가사 공모…새 교가 탄생
안성시의 한 중학교가 친일 음악가가 만든 교가를 지역 주민과 함께 교체해 화제다.

안성공도중학교는 친일 작곡가 이흥렬이 만든 교가를 교체했다고 25일 밝혔다. 공도중학교는 64년 전통을 자랑하는 안성지역의 명문학교다.

이흥렬은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친일 음악 단체인 ‘대화악단’과 ‘후생악단’에서 활동한 인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친일 음악가로 등재됐다.

학교는 지난해 대토론회를 통해 학내 친일 잔재를 민주적 절차를 통해 청산하는 작업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는데, 이번 교가 교체도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의 하나다.

공도중은 지난 7월 교가 교체 전담팀을 구성해 재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동문, 시민들을 대상으로 30일간의 가사 공모를 했다. 그 결과 응모한 79편의 작품 중 예심을 통과한 9편을 대상으로 치열한 논의를 거쳐 학생의 꿈과 희망이 담긴 서정적인 가사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작곡도 음악 교사의 주도로 참신하고 아름다우며 부르기 쉬운 미래지향적인 곡이 학생들의 전폭적인 선택을 받아 새로운 교가로 탄생했다.

새로운 교가를 들은 학생들은 기상과 정기를 강조했던 특색이 없고 획일적인 군가식 교가와는 달리, 다양한 선율과 아름다운 가사로 오래 간직하고 싶은 교가라고 평가했다.

한지숙 교장은 “친일 작곡가의 곡이 교가로 불렸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친일잔재를 청산하는 교가 교체 작업에 함께한 공도 교육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교가는 참신하고 부르기 좋아서 행사 곡에 머물지 않고 평소에도 즐겨 부르며 애교심은 물론 학생 스스로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도전 의지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안성=이상필 기자 splee1004@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