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용역에 관련 과제 포함시켜
영종도 갯벌에 서식하고 있는 흰발농게.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영종도 갯벌에 서식하고 있는 흰발농게. /사진제공=인천녹색연합

해양보호생물인 흰발농게의 대규모 서식지이자 멸종위기 조류가 찾는 인천 영종 갯벌을 보전하는 계획이 수립된다. 인천시는 영종 갯벌 생태계 조사에 이어 중장기 관리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반년 동안 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던 환경단체는 영종 갯벌을 지키려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는 지난 5월 착수한 '해양생태계 보전·관리 실천계획 수립 용역' 과업을 최근 변경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시는 과업 내용을 추가하면서 영종 갯벌 생태계 현황조사와 관리 방안도 함께 마련하도록 용역 수행사에 주문했다. 용역은 안양대 산학협력단이 맡아서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착수보고회가 열렸고, 용역 최종보고회와 실천계획 수립은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갯벌 매립과 개발이 계획됐던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인근 이른바 '영종2지구'는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흰발농게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확인됐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이 지난 7월 공동으로 진행한 정밀조사 결과, 흰발농게는 영종2지구 9만5209㎡ 면적에 203만9104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강제 이주' 논란이 벌어졌던 군산 선유도보다도 9배 넓은 서식 면적이다.

영종2지구 갯벌은 강화도 갯벌과 영종도 남단 갯벌을 생태적으로 연결하는 지점으로도 꼽힌다. 멸종위기 조류인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등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인 영종 갯벌의 매립 계획이 알려지자 지난 5월12일부터 132일간 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도 진행됐다.

1인 시위를 이어왔던 인천녹색연합은 남은 과제로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제시했다. 영종 갯벌 관리 계획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보호지역 지정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7년 흰발농게 서식지인 안산 대부도 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영종 갯벌 보전·관리 중장기 계획을 통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자발적인 시민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