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식 청년에 충격…'공동밥상·부엌' 대안
비영리 단체…'쇼미더 요리·커먼 쿡' 등 사업
요리 봉사 '청년 소셜 다이닝' 거점 확대
푸드 아트 '경기 꿈의 학교'도 무료 운영
“밥이란 단순히 식사를 뜻하지 않지요. 건강과 영양 상태를 나타내는 열쇳말입니다.”

유승태(43·사진) '꽃피는신뢰' 이사장은 24일 “우리는 흔히 '밥 한 끼 하자'고 하는데, 그만큼 밥은 사회관계의 매개물이자 촉매제”라며 “한 사람의 '한 끼'는 그 사람의 육체적, 심리적 건강상태를 비추는 거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이사장은 “하루에 겨우 한 끼 먹는 청년들이 꽤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며 “혼밥(혼자 밥 먹는 행위) 청년의 식생활 연구 조사결과를 보고 '공동밥상·공동부엌'이 그 대안으로 적절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는 2018년 사회적협동조합 꽃피는신뢰(성남시 신흥동)를 만들고 꽃신 마을 부엌, 쇼미더 요리, 씩씩(識食)한 상담소, 커먼 쿡 등 다양한 사업을 펴고 있다. 꽃피는신뢰는 조합원 30명과 후원회원으로 꾸려졌으며 총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한다.

꽃신 마을 부엌은 공유부엌(Sharing Kitchen)에서 주민들이 요리를 만들어 식사하는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이다. 꽃피는신뢰는 '같이 밥상'(어르신 대상), '똑똑 청년식당'(청년 대상)과 같은 비영리사업을 하고 있다.

쇼미더 요리는 반찬이나 식재료 꾸러미를 배달하는 사업이다. 외식조리과 고교생들이 반찬을 만들고 가족봉사단이 취약계층 주민에게 배달(월 3회)한다.

씩씩한 상담소는 푸드 아트를 활용한 심리상담 프로그램으로 '노인맞춤형정서지원서비스', '우리아이심리지원서비스' 등의 사업을 펴고 있다. 꽃피는신뢰는 푸드 아트와 식생활교육을 결합한 '경기 꿈의 학교' 프로그램도 무료 운영한다.

“부엌은 단지 음식을 조리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관계가 형성되며, 정서가 교류되는 곳입니다. 부엌이라는 공간은 우리 삶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플랫폼과 같습니다. 요리라는 공동작업을 통해 서로 협동하고 상대와 이견을 조율하는 훈련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이 만든 요리를 나눠 먹으며 보람과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는 임대료, 인건비, 공과금 등 재정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비영리단체이고 소규모 사업체이다 보니 기부금이나 자원봉사자를 모으는 게 쉽지 않습니다. 홀몸 어르신, 취약계층 청년을 볼 때마다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는 우리 단체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지역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며, 공공영역을 통해 제도적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유승태 이사장은 '청년 소셜 다이닝' 거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마을 어르신들과 반찬가게를 열 생각입니다. 조합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취약계층의 고용을 늘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공공영역 또는 다른 사회적 경제 조직과 협력해 청년들이 요리를 만들어 음식 나누기 봉사를 하는 청년 소셜 다이닝 운영 거점을 확대하고 싶습니다. 고독과 결식, 정서적 결핍이 없는 포용 사회를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