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외길'… 상담에 복지개념 접목 열정
살인죄 누명 청소년 무죄 이끈 '유명 일화'
경제·의료·진로 등 지역사회와 네트워크
“위기 청소년은 저절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무언가 주변에 문제가 있고 걸림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문제점을 찾아 도와주고 싶습니다.”

올해로 16년째 청소년 상담 일을 해온 임낙선(46·사진) 과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의 신념이다.

임 센터장은 대학에서 상담 심리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줄곧 가출 청소년과 가정폭력 피해 청소년 등 위기 청소년을 만나왔다.

몇 년 전부터는 단순 상담에서 벗어나 발로 뛰며 위기 청소년을 찾아내 도와주는 적극 상담을 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네트워크를 구성해 경제적 지원과 의료서비스, 진로교육 등 상담에 복지 개념을 접목했다.

살인죄를 뒤집어쓴 가출 청소년들을 3년 만에 무죄로 끌어낸 그의 열정은 아직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구치소에 있는 5명의 가출 청소년 중 한명이 저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억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면회를 가서 만나보니 경찰의 초동수사에 뭔가 문제가 있었습니다.”

국선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폐쇄회로(CC)TV 자료를 찾아내 제출하는 등 발품을 판 결과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억울한 옥살이 중인 5명의 청소년을 가정으로 돌려보냈다.

임 센터장은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부모와 같이 와서 무료로 상담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부모는 문제의 청소년과 충분히 소통했다고 말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화가 끝난 다음 부모가 더 말을 많이 했는지, 아니면 아이가 말을 많이 했는지 생각해보기를 바랍니다. 부모가 말을 많이 했다면 그것은 대화가 아니라 훈계이자 잔소리입니다.”

그는 최근 청소년 이용시설인 '과천청소년 문화의 집' 개설에 참여했다. 규모는 약 269㎡로 카페형식의 로비, 자치활동실, 동아리실 등의 청소년 친화적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청소년 지도사 3명이 상주하면서 문화, 예술 중심의 청소년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청소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운영하고 청소년들의 쉼터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위기 청소년 돌봄에 앞장서고 있는 임낙선 센터장은 “앞으로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한 개인상담센터를 운영해 모든 시민에게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과천=신소형 기자 ssh283@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