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평도 주민들이 포격 참사로 인천으로 피란나와 인스파월드에 머물며 피란생활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옹진군

“처음엔 정부나 지자체에서 피란민들을 찜질방에서 지내게 하는 줄 알고, 서비스 같은 게 불만족스러우면 찜질방 측에 항의도 많이 했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까 찜질방 사장님이 그냥 우리 숙소로 쓰라고 내주신 거였어요. 어찌나 고맙고 죄송한지….”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포격으로 쑥대밭이 된 연평도에서 빠져나온 주민 700여명이 처음 지냈던 곳은 인천 중구 찜질방 '인스파월드'였다. 당시 이곳을 운영하던 박운규씨는 연평도에 포성이 울린 지 한 시간 만에 “피란 오는 연평 주민들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고 싶다”는 뜻을 인천시에 전했다. 전북 김제 출신인 그는 인천으로 올라와 임대 사업을 벌였고, 2007년부터 인스파월드를 경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피란민들이 인스파월드에서 머문 날짜가 하루, 이틀 수준이 아니라 1개월 동안 이어졌다는 점이다. 해당 기간 영업을 정상화하지 못해 찜질방 회원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다음 해 7월 건물 주차장에서 불까지 나는 등 악재가 이어져 경영난은 가팔라졌다. 결국, 인천 중구 대표 찜질방이던 인스파월드는 2014년 폐업에 이른다.

찜질방 피란 생활은 12월 말쯤 돼서야 임시거주지인 경기 김포 한 아파트로 옮겨졌고, 연평도 주민들은 이듬해 2월이 돼서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현재 인스파월드 건물은 수년째 비어있는 상태다.
인천 중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6년 전 신천지에서 이 건물을 매입하고 2~3년 전 종교시설로 용도변경을 신청했으나, 구에선 지역사회갈등 등 이유로 불허했었다. 그 이후 이렇다 할 활용방안이 신천지 측에서 오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신천지 관계자는 "그동안 중구청에 용도변경 신청을 계속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일 뿐, 건물 내부 청소도 하고 활용처를 고민하고 있다"며 "기존 허가 내용대로 체육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