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열심히 준비했는데 시험 못 치르는 사람들 안타까워"

 

▲ 2021학년도 공립 중·고교 교사 등을 뽑는 임용시험이 진행된 21일 오전 수험생들이 서울의 한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21일 중·고교 신규 교원 임용시험이 치러진 고사장에는 긴장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번 시험은 노량진의 한 대형 임용시험 준비 학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며칠간 수십 명 나온 와중에 치러졌다.

이날 오전 사서, 환경, 체육, 기술 등 과목 시험 고사장으로 지정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학교 앞에서는 시험 진행을 관리하는 본부위원들이 하얀 방역복을 입은 채 교문을 지키고 있었다.

본부위원들은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기 위해 정문에서 수험생들의 수험표를 확인한 뒤 이들을 차례대로 입장시켰다.

수험생들이 입장한 후 발열 체크를 위해 대기 줄을 서자, 운동장에 서 있던 본부위원은 수험생들이 거리를 유지하도록 수시로 안내하며 "발열 체크까지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긴장된 얼굴로 마지막까지 필기 노트를 한 손에 든 채 줄을 서서 고사장 입실을 기다리며 막바지 정리에 열을 올렸다.

이날 체육 과목에 응시한다는 수험생 박모(24)씨는 "노량진 학원 집단감염으로 확진된 수험생들이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도 시험을 못 보게 돼 안타깝다"면서도 "감염 우려로 불안한 마음에 휘둘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용시험을 치르는 선배들을 예년과 마찬가지로 응원하러 온 재학생들도 있었다.

한모(21)씨 등 단국대 체육교육과 학생 4명은 고사장 앞에서 스마트폰 화면에 "선배님들 간식 받아가세요"라는 문구를 띄우고 수험생 선배들을 격려했다.

3학년생인 한씨는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씩 준비하는 시험인데 임용시험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된 사람들이 걸리고 싶어 걸린 것은 아니다"라며 "교육부에서 끝까지 응시 불가 방침을 고수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량진의 대형 임용시험 준비 학원에서 수강생과 직원 등 3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전국 110개 시험장에서 치러지는 이번 시험의 응시 예정자는 총 6만233명이다. 자가격리자와 코로나19 검사 대상자는 다른 응시자들과 분리돼 시험을 봤으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응시가 허용되지 않았다.

/김도현 기자 yeasma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