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교사 아내 따라 강화서 20여년째 거주

1960·70년대 배경 1992년 소년챔프서 연재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제치고 인기순위 1위
교육·문화 가치 인정…초등학교 교과서 수록
복고열풍 타고 '추억의 검정고무신' 영화 개봉
/사진제공=이우영·영화진흥위원회
/사진제공=이우영·영화진흥위원회

영화 관람료가 10원, 소 한마리가 5만원이던 1960~70년대. 삐죽삐죽 까까머리 기영과 기철 형제는 마차에 몰래 올라타고 비료 포대로 눈썰매를 탄다. 1992년 소년챔프에서 연재를 시작한 만화 '검정고무신' 얘기다.

한국형 애니메이션으로 문화적, 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아 초등학교 국어 과목 국정교과서에도 수록된 바 있는 이 검정고무신이 지금의 복고 열풍을 타고 영화판으로 만들어졌다. '추억의 검정고무신'이라는 제목으로 개봉된다.

이 영화의 원작인 검정고무신 이우영(사진) 작가는 1998년부터 인천 강화에서 살고 있다. 그의 아내가 강화 유치원 교사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책에서만 보던 강화도에 20년째 살고 있네요. 누구를 만나느냐가 인생에 큰 변화를 주는구나 싶어요.”

그는 현재 읍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거처를 두고 만화 작업을 하고 있다. 첫 연재 이후 강산이 3번이나 바뀌는 세월을 지나고도 아직도 사랑받는 검정고무신의 비결에 대해 이우영 작가에게 물어봤다. “첫 회를 낼 때만해도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 만화를 대중들이 좋아할까 반신반의 했었죠. 그런데 놀랍게도 만화 '슬램덩크'를 제치고 인기순위 1위를 했어요. 지금도 검정고무신 등장인물들에게 애정을 갖고 궁금해하는 독자들이 정말 많아요.”

검정고무신에는 사실 특별한 캐릭터가 등장하질 않는다. 얼핏 심심하고 평범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만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사람 사는 냄새 때문인 것 같아요. 부모님의 실직으로 양말을 팔러 다니는 아이들이나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나오죠. 아마도 할아버지 세대는 옛 추억을, 7살 손자는 신기한 전래동화 처럼 보기 때문에 세대를 넘나들며 읽히는 듯 합니다.”

그는 현재 인천 서구문화회관 상주예술단체 앙상블 더류와 콜라보 공연 작업도 하고 있다. “이곳 강화에서 다양한 학습만화 등 주로 어린이 장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며 앞으로는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웹툰을 구상해 선보이겠습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