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두현 주안영상미디어센터장

필자는 몇 년 전에 인천시민미디어제작단(ICM)이라는 마을미디어 공동체를 결성하여 전미협(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의 '차세대 시민영상콘텐츠 제작지원작' 공모사업으로 '인천의 개항장에선'이라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바 있다. 인천의 강제개항이라는 아픈 역사적 사건과 그로 인해 물밀듯이 들어온 전기, 전신, 전화, 기차, 학교, 교회, 은행, 우체국 같은 한국 최초 인천 최고의 문물문화와 그것을 받아들이고 포용하고 융합하여 동북아 중심, 세계의 허브 올웨이스 인천이 되기까지를 재미있는 영상으로 담아 봤다. 거기서 필자가 맡은 역할은 영상기획과 스토리텔링, 노가바(노래가사바꾸기), 중국인으로 분장하여 직접 출연하기 등이었다. 유튜브에 '인천의 개항장'을 검색하면 나올 것이다.

인천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야기거리가 풍부한 매력적인 도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인천은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광고 등 수백 편의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바야흐로 언텍트 시대다. 하지만 코로나 감염이 우려된다고 마냥 집안에 틀어박혀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서로 교감하고 기대고 어울려 소통하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 사회는 슬기롭게 랜선을 이용한 다양한 소통방식으로 온택트(Ontact)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이제 온택트로 소통해보자. 여러 사람이 몰려 다닐 수 없으니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자.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카메라를 들고 개인위생과 방역을 철저히 지키며 밖으로 나가보자. 카메라가 없다면 휴대폰도 좋다. 요즘은 휴대폰 기능이 웬만한 카메라만큼 성능이 좋다. 그래도 꼭 카메라가 필요하다면 가까운 미디어센터를 찾아가 보자. 아쉽게도 인천은 인구 300만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미추홀구에서 운영하는 '주안영상미디어센터'와 연수구에 소재한 정부기관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운영하는 '인천시청자미디어센터' 2곳 밖에 없지만, 각 미디어센터는 다큐멘터리나 단편영화 등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영상기획과 시나리오 쓰기, 촬영실습, 편집실습은 물론 조명실습과 음향실습 등 다양한 동영상 제작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팟캐스트, 사진기술, 휴대폰을 이용해 간단하게 촬영하고 편집도 할 수 있는 앱 사용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동영상 촬영에 필요한 전문장비도 대여해준다.

가까운 미디어센터를 찾아 기초교육을 익혔다면 내가 사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콘텐츠를 찾아보자. 내 동네부터 스케치하고 사진•동영상을 촬영하여 스토리텔링을 해보자. 꼭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아니어도 좋다. 내 이웃의 스토리를 담아보자. 그리고 이야기를 만들어보자(storytelling). 미디어(media)에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접목시킨 미디어텔링(media-telling)을 해보자.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를 유튜브, 팟캐스트, 다양한 SNS를 통해 주변과 공유하고 소통해보자. 그리하여 내가 사는 도시의 정체성을 알리고, 역사와 문화를 스토리텔링함으로써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정주의식도 높여보자. 잘 만들어진 스토리텔링 콘텐츠는 어쩌면 지역의 공공이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만든 영상 콘텐츠로 인해 관광이 활성화될 수도 있고, 지역상권에 보탬이 될 수도 있다. 미디어 시대에 좋은 취미도 생기고 코로나로 움츠러들어 부족했던 활동량을 늘려 내 건강도 찾을 수 있으니 일석삼조, 일석오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