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_ 전 여주교육장

“인생은 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 사이 C(choice, 선택)이다”라는 말처럼 삶은 선택이다. 인간은 태어나서 생을 마칠 때까지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일상 속에서 여러 가지 작은 선택을 할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진로 선택, 배우자 선택 등 자신의 인생을 좌우하는 큰 선택을 할 때도 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삶과 미래가 결정된다. 선택은 그 자체가 연속된 삶의 과정이며, 자신의 삶을 바꾸겠다는 목표이기도 하다. B(탄생)와 D(죽음)는 자신의 의지로 선택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C(선택)는 전적으로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하면 우리는 삶의 재미를 느끼기가 어렵다. 선택의 자유는 인간 존재의 근원이다.

이탈리아 태생인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유명하다. 파바로티는 어렸을 때부터 성악에 재능을 보였지만, 가난한 가정형편으로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고등학교 졸업 후 교육학을 전공하여 초등교사가 되었다. 그러나 성악가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마음에 갈등을 겪었다. 특히 성악가가 되는 것은 성공 보장이 없는 험난한 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고민하고 있던 파바로티 앞에 두 개의 의자를 가져왔다. 그리고 의자 두 개를 서로 멀리 떼어놓았다. “아들아, 너는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의자에 동시에 앉을 수 있겠니? 만약 그렇게 했다가는 앉기는커녕, 바닥에 떨어지게 될 거야.”

동시에 두 개의 의자를 선택할 수는 없고, 반드시 한 의자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충고였다. 파바로티는 아버지에게 30세가 되어도 성악가로서 성공하지 못한다면, 다른 길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노력과 열정을 다해 결국 세계적인 성악가로 성공할 수 있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선택과 집중'을 잘했다는 것이다. 선택은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 일이어야 하며, 방향이 선택되면 목표를 명확히 하여 집중해야 한다. 자기가 선택하고 집중하는 일에 대한 자율성과 몰입도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행복이 결정된다. 어떠한 일도 자기결정권, 자기몰입이 없다면 행복할 수 없다.

자기결정권과 자기몰입의 문제는 '내가 스스로 선택했는가? 아닌가?'에 의해 달라진다. 내 삶에 있어서 내가 주인이냐 하인이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내가 선택한 좋아하는 일이었지만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없고, 내 자율성과 몰입을 보장받지 못하여 집중할 수 없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또한 성공한 사람들의 말에 따라 가슴 뛰는 일에 도전하여 열정을 불사르고, 내 자신을 위해 헌신했음에도 결국 돌아오는 것은 권태일 수 있다. 선택하는 일에서 주인공은 극소수일 뿐이고, 주변인물이 대부분이어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 일이라고 선택을 했는데 도중에 가치관의 변화로 방황을 할 수도 있다. 나와 똑같은 열정적인 사람들이 수없이 많아 경쟁이 치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선택하고 집중할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며, 자신이 원하는 최고의 보상은 '변화유발자' 즉 특정 분야에서 변화를 촉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려 깊은 생각 끝에 선택한 것을 차별화하고, 그 즐거움에 몰입하는 집중화를 통해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