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중고차 문제 상세히 다뤄…기획 '근대건축물 수난사' 인상 깊어
다양한 해법 제시 기대…내달 발족 평화연구원, 개성공단 논의 이뤄져야
▲ 16일 오후 인천일보사 대회의실에서 인천일보 시민편집위원회 '11월 회의'가 열렸다.

인천일보 시민편집위원회 11월 회의가 지난 16일 오후 인천일보사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시민편집위원과 인천일보 편집국 데스크 등 총 16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한 달간 인천일보가 보도한 기사와 콘텐츠에 대한 평가와 논의가 이뤄졌다. 위원들은 각 분야에서 인천일보가 개선하고 나아가야 할 점을 제언했으며, 인천일보 각 부서 부장들은 지난달 시민편집위원회에서 제기됐던 지적사항에 대한 검토 의견을 발표했다. 다음은 이날 회의 내용.

 

▲김광석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내항 재개발, 중고자동차 문제 등 인천 현안이 많다. 인천일보가 이러한 주요 현안을 하나씩 짚어가면서 기사를 잘 게재했다.

인천공항공사법 개정안에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 해사법원 유치가 먹구름이라는 지적 등 시민들이 인천의 현안을 더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이와 함께 내용에 대한 사설까지 더해져 내용이 풍부해졌다. 지역신문으로서 현안 사항 가지고 시민들의 알 권리 충족과 문제 해결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해줬으면 한다.

 

▲김말숙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상임대표

현안에 따라 그럴 수 있겠지만, 특정 인물의 사진이 1면에 자주 실리는 경우가 많았다.

인천에서는 수도권매립지 종료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체 폐기물 매립지 후보지로 옹진군 영흥도를 발표하고 나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선언만 앞서고 공론화를 못한 상황인데 이게 맞는 것인지, 더 나아가 수도권매립지 종료가 지금 맞는 건지 집중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

광고만 게재된 20면을 목요일자 기사 지면으로 활용한 부분 좋았다. 18면에 인천을 읽다, 포토에세이 등은 신문의 딱딱함을 벗어나 문화적 요소가 있어 읽기 좋았다.

 

▲김성아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기획국장

'수도권 희생양, 인천' 기획보도가 인상 깊었다. 기피시설이 인천에 집중된 모습을 깊이 있게 조명해 이해하기 쉬웠다. 다만, 전문가 토론 등을 시도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쓰레기매립지 관련한 보도도 좋았다. 현 상황과 재원 확보, 남겨진 과제 등을 다각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현재 이 문제로 인천 내·외부적으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지역 여론 환기를 위한 인천일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신한용 신한물산 대표이사

2개월 전 인천일보가 방향을 잘 잡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에 여러 위원이 공감하고 계신 듯하다.

다음 달 인천일보 평화연구원이 발족한다고 들었다. 현재 남북문제, 세계평화 등을 다루는 단체나 법인들이 500여개가 넘는다. 1년에 두어번 세미나 열고 내용도 비슷비슷하다. 만약 인천일보가 그 수준에 그치면 경쟁력이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마음이 든다. 평화에 대해 인천이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많은 시간을 고려해 발족하는 만큼, 다른 단체보다 경쟁력 있는 방향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윤미경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후반부로 갈수록 인천일보의 지면이 좋아지고 있다. 특히 탐사보도와 관련된 내용이 독자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을 생각하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중요한 게 인문학 담론에 대한 논쟁이라고 본다.

문화면에서 인문학적 접근과 비전을 잡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술은 공허하고 말초적이다. 내년부터 인천일보가 릴레이 기고, 토론의 장 마련 등을 통해 지역 문화 담론을 견인했으면 했다. 디지털뉴스부에서도 함께한다면 생동감 있고 즉각적인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듯하다.

 

▲이완식 H&J 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인천시에서 인천형 뉴딜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분야별로 냉정하게 분석하고 전문가 입장을 들어 대안까지 제시했으면 한다.

인천일보에 대한 기대가 있고 감당해야 할 무게가 있기 때문에 시민편집위원회에서도 다양한 이야기와 부탁이 나오는 것 같다. 인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천일보의 역할이 있어 시민편집위원회에서 따끔하고도 아픈 이야기를 하게 된다.

예전보다 언론의 환경이 많이 달라져 기자, 데스크, 편집국장의 감당해야 할 일이 많다. 하지만 독자들은 뉴스와 지면으로만 판단한다.

인천의 이슈는 인천일보가 끌고 가야 한다. 모든 이슈를 인천일보에서 찾아볼 수 있기를 바라는 바다.

 

▲이희환 황해문화 편집위원

'근대건축물 수난사' 등 기획기사 잘 보고 있다. 인천시가 허술하게 목록만 조사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문제가 수년째 계속됐는데 이번 기회에서 잘 짚어줬다. 올해 한국전쟁 70주년과 맞물려 지역 평화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들이 있었는데 인천일보가 성실히 보도해줬다. 인천에서 평화연구원 발족한다고 하기에 기대된다.

기획에서 다룬 지역화폐 문제, 수도권 희생양이 된 인천 문제 등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이러한 담론들을 지역 전문가와 계속해서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무엇을 남겼고 어떤 직종과 산업에서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지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전해줬으면 좋겠다.

 

▲임병구 인천석남중학교 교장

이번 지면에서는 '근대건축물 수난사'란 기사가 압권이었다고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다. 지금까지 꼼꼼히 읽어봤는데 애정 없이는 쓸 수 없는 기사였다. 기자가 발로 뛰며 취재한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향후 책으로 엮어도 될 정도로 좋았다.

반면 다른 일부 기사에서 부적절한 표현도 있었다. 독자가 이해하기 힘든 전문용어에 대한 해설이 없는 경우, 과한 외래어 사용 등이다. 인천시에서도 최근 '에코랜드'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공공 언어에 대한 기본 관점을 언론과 공공기관에서 갖춰야 한다고 본다.

최근 전태일 열사 50주기였음에도 노동 문제를 인천일보에서 다루지 않았다. 인천은 노동도시 아닌가. 노동 의미를 끊임없이 환기시켜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정철 인하대학교 융합기술경영학부 교수

항공문제가 쏟아져 나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다. 기본적으로 대환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이와 관련한 기사 제목이 '대한+아시아나, 공룡 항공 탄생하나'로 나갔다. '공룡 항공'이라고 하면 부정적 인식이 강한데 아쉽다.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떠한 기조로 끌고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평화연구원에 대해 우려가 된다. 인천에서 오랜 시간 평화와 남북운동을 해 온 이들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향후 개성공단 문제와 해운노선, 항공노선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

 

 

 

'근대건축물 수난사' 기획기사 잘 보고 있다. 관리가 안 되고 있다로 그치는 것이 아닌, 반복되지 않게 어떻게 할 것인가 해법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피해 입는 시민들의 문제가 시와 군·구에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시의회나 국회의원들과 함께 이슈를 논의해 대안을 마련하는 등 구체적인 활동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제대로 된 내용인지, 절차는 밟았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했으면 한다. 올 한 해 결산을 위해 전문가 기고, 좌담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알차게 준비했으면 좋겠다.

/정리=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